화성 연쇄살인 이춘재, 청주 ‘시그니처’ 범행도 시인...현장에 고유 패턴 남겨 [지식용어]
화성 연쇄살인 이춘재, 청주 ‘시그니처’ 범행도 시인...현장에 고유 패턴 남겨 [지식용어]
  • 보도본부 | 조재휘 기자
  • 승인 2019.10.08 0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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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선뉴스 조재휘] 최근 화성 연쇄살인 사건의 유력 용의자 이춘재(56)가 '청주 가경동 여공 살인 사건'을 추가 범행으로 시인했다. 청주 사건은 지난 1991년 1월 27일 오전 10시 50분께 청주시 가경동 택지조성 공사장 콘크리트관 속에서 방적 공장 직원 박 모(당시 17세) 양이 숨진 채 발견된 일이다. 

박 양은 전날 같은 장소에서 발생한 강도 사건을 수사하던 강력계 형사에 의해 발견됐다. 지름 1m 콘크리트관 속에서 발견된 박 양은 속옷으로 입이 틀어 막히고 양손이 뒤로 묶인 상태에서 목 졸려 숨져 있었고 화성 연쇄살인 사건처럼 ‘시그니처’ 범행에 해당한다. 

[사진/Pixabay]
[사진/Pixabay]

‘시그니처’ 범행은 범인이 자신의 정체성을 성취하기 위해 특정한 행동을 하는 행위로 피해자의 특정 물건을 수집하는 등의 행동을 한다. 범죄학에서 범죄인이 현장에 남기는 고유한 패턴 정도의 뜻으로 쓰인다.

이춘재의 경우에는 피해자의 속옷을 이용해 재갈을 물리거나 피해자의 스타킹과 같은 의류나 소지품을 이용한 결박 등이 시그니처에 해당한다.

청주의 사건 현장은 택지개발공사 현장으로 곳곳에 2.5m 깊이의 하수관로가 놓여 있었고, 평소 공사장 관계자 외 인적이 드문 곳이었다. 귀가 중인 박 양을 길에서 납치해 공사장 안으로 100여m 끌고 가 범행한 것으로 미뤄 이 일대 지형에 익숙한 사람의 소행으로 경찰은 추정했다.

굴착기 기사로 일했던 이춘재는 1991년 전후로 화성과 청주 공사 현장을 오가며 일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같은 곳에서 강도를 당한 피해자의 진술을 토대로 30대 초반에 키 170㎝가량의 남성을 범인으로 추정했다.

경기 화성 사건 당시 성폭행 피해를 가까스로 면한 여성의 진술 등을 토대로 만든 몽타주 범인의 모습은 20대 중반, 키 165∼170㎝의 호리호리한 체격이었다. 이춘재는 1986년 9월부터 1991년 4월까지 총 10차례의 '화성 사건' 외에도 추가로 5건의 살인과 30여건의 성범죄를 저질렀다고 자백했다.

이 가운데 이춘재가 청주에서 벌인 살인 2건은 1991∼1992년 연달아 발생한 부녀자 피살사건으로 확인됐다. 그의 자백에 따르면 화성 사건 이후 1991년 1월부터 1994년 1월 처제를 성폭행하고 살해하기까지 청주에서 3년간 여성 3명을 연쇄 살인한 셈이다.

청주서의 3건의 연쇄 살인은 모두 이춘재의 신혼집 인근인 청주 서부권(현재 흥덕구)에서 발생했다. 1986년부터 1991년까지 경기 화성에서도 자신의 거주지 인근에서 연쇄 범행한 것과 '판박이'다.

한편 범인이 시그니처를 남겼음에도 불구하고 수사 시스템의 허술함 때문에 진작 잡을 수 있었던 범인을 못 잡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여러 미제 사건들과 대조해보지 않아 용의자가 늦게 특정된 것으로 보고 있는 것이다. 이제 이춘재가 자백한 사건들에 대한 철저한 재조사와 진상 규명이 이루어져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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