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정부가 시위대의 마스크 착용을 금지하는 '복면금지법'을 시행했지만, 이에 반대하는 대규모 시위가 벌어지는 등 시위 사태가 되레 격화하는 모습이다.

6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에 따르면 이날 오후 들어 홍콩 최대 번화가 중 하나인 코즈웨이베이 지역에는 수많은 시민이 모여들어 복면금지법 반대 시위를 벌이고 있다.

(연합뉴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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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빅토리아 공원과 침사추이 등에서도 복면금지법 반대 시위가 벌어졌다.

지난 4일 홍콩 정부는 시위 확산을 막는다며 공공 집회나 시위 때 마스크 착용을 금지하는 '복면금지법'을 발표하고 5일 0시부터 이를 시행했다. 이를 어기면 최고 1년 징역형에 처할 수 있다.

하지만 이는 홍콩 시민들의 거센 반발을 불렀고 4일과 5일 이틀 연속 홍콩 곳곳에서 격렬한 반대 시위가 벌어졌다.

이날 시위에 나선 시민들은 모두 마스크나 가면 등을 쓰고 "홍콩이여 저항하라" 등의 구호를 외쳤다.

일부 시위대는 영화 '브이 포 벤데타'에 등장해 저항의 상징이 된 '가이 포크스' 가면을 쓰고 있었다. 가톨릭 신자인 가이 포크스는 1605년 가톨릭과 갈등을 빚는 영국 성공회 수장 제임스 1세 국왕을 암살하려고 했다가 실패한 인물이다.

이날 집회는 경찰의 허가를 받지 않았으며, 경찰은 코즈웨이베이와 센트럴 지역에 대규모 시위 진압 병력을 배치했다.

비가 오는 가운데 우산을 쓴 시위대는 코즈웨이베이 지역에서 금융 중심가인 센트럴 지역을 향해 행진하고 있다.

데니스 궉 등 야당 의원 24명은 전날 복면금지법이 홍콩의 실질적인 헌법인 '기본법'에 어긋난다며 고등법원에 복면금지법 시행을 금지해달라는 가처분 신청을 제기했으나, 법원은 이를 거부했다.

야당 의원들은 "정부는 법을 발의할 수 있지만, 법을 제정하는 것은 입법회의 몫"이라며 "캐리 람 행정장관은 정치적 반대자를 반역죄로 몰아 탄압한 영국 헨리 8세와 같다"고 맹비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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