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조재휘] 힘들고 고단했던 아픈 기억을 지우고 새로운 제2의 묘생, 견생을 꿈꾸는 아이들이 머물고 있는 유기동물 쉼터. 아이들은 입양 가기 전까지 쉼터의 보호를 받게 된다. 수많은 아이를 사랑으로 돌보며 새로운 인생을 찾아주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며 쉼터를 관리하고 있는 고양이들의 할머니 ‘조천사’를 만나 보았다.

PART 1. 아이들의 쉴 곳 파랑새 유기동물 쉼터

[사진/파랑새 유기동물 쉼터 제공]
[사진/파랑새 유기동물 쉼터 제공]

- 본인 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현재 130여 고양이와 8마리 노령견이 머물고 있는 파랑새 유기동물 쉼터 고양이 할머니 조천사입니다. 반갑습니다!

- 왜 할머니라고 소개하는 건가요?
많은 사람이 “왜 할머니예요?”라고 질문을 많이 합니다. 그런데 이게 제 나름의 족보거든요. 지금의 아이들은 20년 전에 엄마로 불리던 아이들의 후손들이니까 지금의 아이들에게는 할머니가 맞는 거겠죠? 하하하.

- 파랑새 유기동물 쉼터, 어떤 곳인가요?
파랑새 유기동물 쉼터는 유기묘사와 유기견사 두 곳을 운영 중입니다. 강아지 친구들은 식용견과 학대견에서 구조 후 25마리에서 하나 둘 별이 되고, 지금은 8마리의 노령견이 견사에 있고요. 임시보호처에 있는 고양이를 제외하면 현재 파랑새 묘사에 100여 마리의 친구들이 좌충우돌 함께 동거를 하고 있습니다. 

전국 각 지역의 보호소에서 안락사 직전 또는 장애로 인해 불가피하게 안락사를 권고 받았거나 다양한 학대 등으로 갈 곳 없는 아이들이 모여 있는데요. 저희가 긴 시간의 치료와 성격 순화 등의 과정을 거쳐 아픈 기억을 지우고 새로운 꿈을 꿀 수 있도록 도와주고 있습니다.

[사진/파랑새 유기동물 쉼터 제공]
[사진/파랑새 유기동물 쉼터 제공]

- 파랑새 유기동물 쉼터를 어떻게 시작하게 되었나요?
예전에는 개인 활동으로 보호소 봉사를 다니다 구조된 예민한 고양이들이 낯선 환경에서 제대로 된 치료 한번 받아보지 못한 채 죽어가는 것을 자주 봤습니다. 지금처럼 고양이 활동가들이 많지 않았기에 구조되어도 제대로 된 보호조치가 되지 않는 환경과 편견의 열악함에 안타까움 컸죠. 그러다 보니 구조되어온 아이들에게 쉴 곳을 제공하고 몇 아이만이라도 살려보자는 마음으로 시작한 것이 지금의 파랑새 유기동물 쉼터의 시작입니다.

- 국내에 이런 쉼터가 많이 있나요?
20여 년 전만 해도 고양이들이 보호받고 치유 받을 수 있는 쉼터라는 공간이 없었지만 지금은 많은 활동가들이 여러 지역에 있어서 쉼터가 많이 활성화되었습니다.

- 주로 고양이는 어떻게 들어오게 되는 건가요?
저희 쉼터는 안타깝지만 무조건 입소가 가능한 것은 아니고 나름대로 몇 가지 규칙이 있습니다. 몇 가지만 말씀드리면 치료를 해서 살릴 수 있는 가능성이 있는데도 여러 가지 상황으로 인해 안락사 권고를 받은 경우, 대형사고 후 제대로 치료받지 못한 채 방치된 경우, 심한 학대에서 구조된 경우 등 다양합니다.

[사진/파랑새 유기동물 쉼터 제공]
[사진/파랑새 유기동물 쉼터 제공]

- 쉼터를 운영하면서 어려운 점은 없나요?
쉼터의 모든 일을 거의 혼자 하다 보니 아이들이 아플 때 병원으로 이동할 때 어려움이 있고요. 입양 홍보가 절실한 상황입니다. 아이들을 구조해서 치료하고 순화 시켜 결국 구조의 종착역은 입양인데 쉽지가 않습니다. 그래서 부족하지만 더 열심히 유기동물 입양 홍보를 하려고 합니다!

- 아픈 아이들의 수술비도 만만치 않을 것 같은데 어떤가요?
온전한 상태가 아닌 죽음 직전의 힘겨운 상태의 아이들이 파랑새 가족이 되다 보니 많은 병원비가 드는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긴 시간 아이들을 구조하면서 치료비나 기타 모금 활동은 해보지 않았습니다. 아이들이 돈에 연루되는 것이 싫었거든요. 정말 고집불통이다 싶을 만큼 힘들게 지켜온 아이들입니다.

안타까운 아이들을 처음 품에 안을 때 ‘너 스스로 아픔을 이겨내고 버텨주면 난 꼭 너를 지켜줄 거야’라고 약속합니다. 하지만 아이들을 구조할 때마다 늘어나는 병원비를 무시할 수는 없죠. 그래서 제가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합니다. 박람회를 통해 입양 홍보와 쉼터 홍보, 후원 판매 등 힘들긴 하지만 제가 더 많이 노력해야죠. 때로는 정말 외부 도움을 청하고 싶은 순간들이 너무도 많습니다. 그래도 아이들을 입양해간 분들 그리고 함께 오랜 시간 파랑새를 지켜보던 분들이 가끔 힘내라고 조금씩 도와주시기도 해 없던 힘이 생깁니다. 

[사진/파랑새 유기동물 쉼터 제공]
[사진/파랑새 유기동물 쉼터 제공]

- 입양을 포기하는 사례가 종종 있나요?
파랑새는 따로 책임비가 없습니다. 무료 입양이라 쉽게 생각하시는 사람들도 많은데 사실 입양 심사가 무척 까다로운데요. 까다로운 만큼 입양 사이클이 늦긴 하지만 그만큼 좋은 가족을 만날 수 있는 것입니다. 그래서인지 아직 파양은 없었습니다. 입양 후 아이들이 잘 지내는 소식을 들을 때마다 이 일을 하기 정말 잘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 길고양이들의 중성화 수술은 어떻게 이루어지나요?
관할 구역 내에서 관리 중인 길고양이는 폭염이나 혹한기를 제외하고 3월부터 11월 초까지 자체 진행합니다. 포획 예정수가 많을 경우는 관할 구청의 TNR 도움을 받지만 대부분의 봉사자분들과 함께 관할구역 개체 조절을 시행하죠. 아, 여기서 TNR은 ‘Trap-Neuter-Return’의 약자로 길짐승을 포획(Trap)해 중성화(Neuter)한 다음 방사(Return)하는 것입니다.

[사진/파랑새 유기동물 쉼터 제공]
[사진/파랑새 유기동물 쉼터 제공]

입양 홍보가 절실하다는 ‘파랑새 유기동물 쉼터’. 자신이 하는 일에 보람을 느끼며 사랑을 전하고 있는 고양이들의 할머니 ‘조천사’. 그야말로 마음도 천사임이 분명해 보인다. 다음 시간에는 쉼터 봉사 관련 내용을 이어서 들어보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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