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심재민] 태양계에서 발견된 두 번째 성간(星間·interstellar) 천체의 공식 이름이 '2I/보리소프'로 붙여졌다. 참고로 성간이란, 별과 별사이의 공간을 이르는 말로 별은 이 성간에서 태어난다.

국제천문학연합(IAU)에 따르면 '2I/보리소프'는 ‘오무아무아(Oumuamua)’에 이어 두 번째로 확인된 두 번째 성간으로 천문학자들이 집중적으로 관측하고 있다. 새롭게 발견된 성간의 공식 명칭이 2I/보리소프라고 명명된 이유는 두 번째 성간 천체라는 의미의 '2I(second interstellar)'와 첫 발견자인 아마추어 천문학자 ‘겐나디 보리소프’의 성(姓)을 조합해 만들어졌다.

태양계에서 두 번째로 확인된 성간천체 '2I/보리소프' [제니미천문대/NSA/AURA]
태양계에서 두 번째로 확인된 성간천체 '2I/보리소프' [제니미천문대/NSA/AURA]

2I/보리소프는 최초로 지난 8월 30일 크림반도의 마르고(MARGO) 천문대에서 보리소프가 직접 만든 직경 0.65m의 망원경으로 태양에서 약 4억8천280만㎞ 떨어진 게자리에서 흐릿한 빛을 띠며 초속 30㎞로 움직이는 것을 처음 발견했다.

이후 천문학자들이 참여해 외계에서 온 천체만이 보일 수 있는 궤적을 확인했다. 태양계 내 타원 궤도의 천체나 혜성은 원(圓) 운동에서 벗어나는 정도를 나타내는 이심률(eccentricity)이 0~1 사이에 있으나 보리소프는 3.2에 달하고 있는 특성을 지녔다. 또 보리소프는 핵이 성운(星雲) 모양의 물질에 둘러싸여 있어 아직은 크기를 가늠하기 어렵지만 밝기를 볼 때 지름이 수 킬로미터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보리소프에 대한 관측이 경쟁적으로 이뤄지면서 혜성의 꼬리가 선명히 드러난 컬러 이미지가 공개된 데 이어 카나리아 제도 라팔마섬에 있는 직경 10.4m의 '카나리아대형망원경(GTC·Gran Telescopio Canarias)을 통해 보리소프의 핵이 전형적인 혜성의 핵과 비슷한 모양을 하고 있다는 연구결과도 나왔다.

보리소프는 오는 12월 9일 태양에 가장 가까이 다가서는 근일점에 도달한다. 태양~지구 거리(AU=1억4천900만㎞)의 두 배인 2AU까지 태양에 접근한 뒤 태양계 밖으로 향하는 여정을 시작하는데, 이때 지구로부터도 태양과 같은 거리(2AU)만큼 떨어져 있게 되어 지구에는 12월 30일쯤 약 2억7천360만㎞까지 접근한다. 보리소프는 뒤늦게 발견돼 관측할 기회가 적었던 오무아무아 때와는 달리, 상대적으로 일찍 발견된 만큼 수개월에 걸쳐 관측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아무래도 지구에 근접해 있는 12월과 내년 1월에 남반구 하늘에서 가장 밝게 관측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천문학자들은 오무아무아에 이어 2년 만에 다시 성간 천체가 발견된 것은 태양계 밖 행성계를 연구할 수 있는 새로운 방법을 제공할 만큼 이런 천체들이 많이 존재할 수 있다는 것을 시사하는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실제로 이번 보리소프의 발견으로 오무아무아 이전에는 왜 성간 천체가 발견되지 않았는지, 태양계 안쪽에서 성간 천체가 발견될 확률은 얼마나 되는지, 태양계 내에서는 어떤 천체와 비교할 수 있는지 등 새로운 의문이 일고 있다. 천문학자들은 넓은 하늘을 정기적으로 탐색할 수 있는 대형 망원경을 이용한 관측이 많은 의문에 답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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