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조재휘] 사우디아라비아 사우드 왕가의 일원으로 기업가이자 투자자이며 주식 및 토지 투자를 통해 부를 축적한 ‘알 왈리드 빈 탈랄. 2012년에 <포브스>는 그를 세계 22번째 부호로 평가했으며, 물론 글로벌 금융 시장 상황이 좋지 않을 때는 재산가치가 하락하기도 했지만 변치 않는 중동 최고의 부자로 알려져 있다. ‘알 왈리드 빈 탈랄’은 어떤 사람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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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 왈리드(왼쪽) [사진/Wikimedia]

미국에서 선진 경영기술을 배우다
알 왈리드는 사우디아라비아 제다에서 태어났지만, 어린 시절을 레바논 외가에서 보내고 대학 교육은 미국에서 받았다. 덕분에 베두인 유목민 특유의 주의 깊은 성향과 흥정 및 계산에 강한 레바논인의 혈통, 여기에 미국적 사고방식이 더해지면서 비상한 투자 감각을 키울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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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 왈리드 (밑에서 오른쪽) [사진/Flickr]

글로벌 무대에 화려하게 등장
2011년 12월, 트위터가 대형 투자 유치로 화제를 모았는데 투자자가 ‘아라비아의 워런 버핏’으로 불리는 알 왈리드였다. 시장에서는 3억 달러를 투자한 알 왈리드가 트위터 지분을 최소 3% 이상 확보한 것으로 보고 있으며 이 거래는 여러모로 세상 사람들의 이목을 끌었다.

알 왈리드가 글로벌 투자 시장에서 주목을 받기 시작한 건 1990년대 들어서였다. 이전까지는 부동산 투자로 큰돈을 번 아랍 왕족 정도로 여겨졌지만 미국 씨티은행(현 씨티 그룹) 투자 건부터 글로벌 무대에 화려하게 등장했다. 이에 <타임>은 그에게 '아라비아의 워런 버핏'이란 별명을 붙여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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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 왈리드(오른쪽) [사진/Flickr]

투자의 귀재다운 면모 과시
1990년대 초 씨티은행은 부실 대출 등으로 인한 경영난을 겪으며 파산 위기에 몰린 상태였는데 알 왈리드는 이때 씨티은행 주식을 사들였다. 다행스럽게도 경기가 호전되면서 씨티은행 경영도 급속도로 정상화되었다. 알 왈리드는 1990~1991년 씨티 그룹 지분 확보에 약 13억 달러를 투자했는데, 2008년 세계 금융위기 직전 그의 지분 가치는 100억 달러에 달했다. 현재도 그는 씨티 그룹의 주요한 개인투자자이다.

씨티은행 투자에서 엿볼 수 있듯이 알 왈리드는 일시적으로 자금 위기에 빠진 우량기업에 투자함으로써 투자의 귀재다운 면모를 보여 왔다. 아시아 외환위기 직후에는 대우와 현대차에 1억 5,000만 달러를 투자했다가 3년 만에 회수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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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 왈리드(가운데) [사진/Wikimedia]

투자만큼이나 기부도 통 크게
알 왈리드는 투자의 귀재다운 모습을 보이지만 기부도 통 크게 하며 화제를 모으고 있다.  2005년 프랑스 루브르박물관 이슬람미술전시관 설립에 2,000만 달러를 기부했고, 미국 하버드대학에 이슬람학 후원을 목적으로 2,000만 달러의 기부금을 내놓기도 했다. 

그가 소유하고 있는 사치품들도 세계 정상급이며 2009년 기네스북에 세계 최대 개인제트기 보유자로 이름을 올렸다. 그리고 세계 최대 여객기 에어버스 A380을 포함해 네 대의 전용 항공기를 소유하고 있다. 롤스로이스, 람보르기니, 페라리 등 값비싼 명차를 200대 이상 가지고 있는 자동차광으로도 유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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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양 문화에 눈을 뜨고 아랍의 많은 왕족과 국가 원수를 제치고 가장 영향력 있는 아랍인에 손꼽히고 있는 ‘알 왈리드’. 2015년에는 자신의 재산을 전액 기부하겠다고 밝혀 화제를 모은 가운데 앞으로 그의 행보에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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