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김아련] 지난 11일 IBK 기업은행이 6천500억 원 규모의 원화 조건부 후순위 지속가능채권을 성공적으로 발행했다고 밝혔다. 발행금리는 1.7%로 만기는 조기 상환 권리가 없는 10년이다. 올해 국내 은행이 발행한 원화 조건부 후순위 채권 중 금액은 가장 크고, 금리는 가장 낮은 것으로 알려졌다.

지속가능채권은 친환경적 사업이나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는 사업 부문에 사용될 자금을 조달하는 특수한 목적의 채권이다. 지속가능채권은 UN의 지속가능한 발전목표에 부합하는 카테고리를 산정하고, 취지에 맞는 프로젝트나 대출에 사용된다.

[pxhere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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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속가능채권을 사용할 수 있는 분야로는 신재생 에너지, 에너지 효율 오염방지 및 관리, 고용 창출, 중소기업 파이낸싱 및 마이크로 파이낸스, 사회적 기업 파이낸싱, 서민 주거안정을 위한 주택금융, 생계지원 서비스, 기본 인프라 등이 있다.

지속가능채권을 발행하기 위해서는 국제 자본시장협의회(ICMA)가 제정한 지속가능채권 가이드라인에 부합하는 내부 관리체계를 구축하고 외부 평가기관에 검증을 받아야 하고 지속가능채권 발행으로 조달된 자금은 정해진 용도에만 쓸 수 있다. 따라서 사용 내역과 영향을 주기적으로 투자자들에게 알릴 의무가 있다.

최근 은행권에서 지속가능채권을 발행하는 추세이다. 우리은행에서는 지난 2월 2000억 원 규모의 지속가능채권을 발행했고 최근 대만 자본시장에서 4억 5000만 달러 규모의 지속가능채권을 발행했다.

한국에서 처음 외화 지속가능채권을 발행한 것은 지난 2018년 10월 KB국민은행이 3억 달러 규모의 채권을 발행한 것이다. 은행권에서 지속가능채권 발행이 늘어나는 이유는 사회공헌에 기여하는 지속가능채권의 특징을 활용해서 브랜드 가치를 높이고 자금조달을 확대할 수 있기 때문.

은행권뿐만 아니라 한국가스공사는 공기업 최초로 지난 7월 5억 달러 규모의 지속가능채권을 발행하는 데 성공했다. 가스공사 관계자는 “정부의 친환경 에너지정책을 뒷받침하는 역할의 중요성을 알려 호응을 끌어냈다”고 전했다.

또 지난 1월 한국서부발전에서는 스위스 프랑화를 기초로 한 지속가능채권을 발행했다. 한국서부발전은 약 2270억 원 규모의 5년 만기 고정금리 지속가능채권을 발행했으며, 당시 한국서부발전의 채권 발행은 국제적으로 지속 가능 사업을 인정받았다는 평가를 받았다.

전 세계적으로 기후변화, 미세먼지 등의 환경문제나 인류의 행복과 미래를 생각하는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는 사업들에 국제적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이러한 추세를 반영해 금융권에서도 관련 분야에 투자를 하는 지속가능채권 발행이 늘어나고 있는 상황. 친환경적/사회적 가치를 창출하는 사업에 자금을 조달하는 ‘지속가능채권’이 우리 사회에 어떤 방향을 이끌어 낼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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