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김아련] ‘한국화의 아이돌’로 불리는 김현정 작가는 일상의 순간들에서 영감을 얻어 재밌고 유쾌한 작품들을 만들어냈다. 그녀는 다소 고전적으로 느껴지는 한국화를 현대인들이 쉽고 친근하게 느낄 수 있는 방법들을 항상 고민해왔다. 이번 시간에는 김현정 작가의 작품 세계에 대해 더 자세히 들어보자.

PART2. 한국화를 즐겁고 유쾌하게 표현한 김현정 작가

[김현정아트센터 제공]
[김현정아트센터 제공]

- 한국화의 매력은 무엇인가요?

동양화를 처음 접했을 때 겪은 신선한 충격은 아직도 잊혀지지 않는데요. 담뿍 먹을 머금은 붓이 화선지를 만나자마자 번지면서 퍼져나가는 모습이 제 뇌리에 깊게 박혀있습니다. 동양이 가진 신비로운 느낌을 잘 표현하듯 유려하게 번져가는 먹물을 보고 있으면, 누구든 넋을 놓고 바라보게 될 것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더욱이 한국화는 우리나라 고유의 그림이니 선조들의 얼이 담겨있다는 점도 큰 매력이라고 생각합니다.

- 처음 한국화를 접하는 사람들에게 관람 포인트를 알려준다면 어떤 것들이 있나요?

그림에 대해서 마음의 눈과 귀 뿐만 아니라 실제 우리의 눈과 귀를 열기 위해 노력하라는 말씀을 드리고 싶어요. 다소 감성적으로 들리셨을지 모르겠습니다만, 사실은 매우 이성적인 의미가 담겨있습니다. 이는 한국화를 감상하기 전에 한국화의 역사, 기법, 재료의 특징들을 알아본 후 감상하라는 뜻인데요. 감상 전에 조금이라도 예습을 하고 본다면, 훨씬 많은 재미를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또 전시장에 방문하실 때, 전시에 관한 설명이 제공되는 도슨트 진행 시간에 맞춰서 가시기를 추천합니다. 도슨트 설명을 들으면서 한국화를 감상하면, 그 재미와 멋을 몇 배 더 크게 느끼실 수 있을 것입니다.

[김현정아트센터 제공]
[김현정아트센터 제공]

- 참신한 발상으로 재미난 그림들이 많은데 어떻게 영감을 받은 것인가요?

그림은 저의 자화상인 만큼 실제로 일상의 순간순간이 영감의 원천입니다. 예를 들어 ‘투혼’은 끼니를 거르며 작업을 하다 쓰러질 것 같은 순간에 전투적으로 햄버거를 먹던 것에서 소재를 얻었습니다. 배를 곯아가며 그림을 그리던 중에 허겁지겁 끼니를 해결하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미처 손을 닦을 생각도 못했지만, 그 와중에도 기름 묻은 손이 작품에 영향을 미칠까봐 다급히 빨대로 감자튀김을 집어먹었던 모습을 표현했습니다. 이렇듯 일상에서 영감을 얻어 작업을 진행하고 있어요.

- 어떤 아티스트로 남고 싶은가요?

‘계란 한 판, 결혼할 나이’라는 제목과 다소 거리가 있을지 모르지만 아직도 곳곳에서 ‘한국화의 아이돌’이라는 별칭으로 불리곤 합니다. 이는 연령대가 높은 한국화단에서 상대적으로 나이가 어리다는 점으로 붙여진 별명인데요. 저의 목표는 누구나 일상에서 미술을 즐길 수 있도록 세상에 기여하는 것인데요. 그 목표를 위해서는 작업이 친밀하고, 쉬워야 합니다. 비록 서른이 넘어 ‘아이돌’이라는 표현이 쑥스럽기도 하지만 나이 어린 스타화가라는 의미를 넘어서 가깝고 편안하다는 의미로 그렇게 불린다면 앞으로도 계속 ‘한국화의 아이돌’로 남고싶습니다.

[김현정아트센터 제공]
[김현정아트센터 제공]

- 2019년 올해의 목표는 무엇인가요?

올해의 목표이기도 하면서 저의 궁극적 지향점이기도 한데요. 국제적으로 한국을 대표하는 한국화가가 되는 것이 목표입니다. K-POP, K-Drama, K-Movie가 세계적으로 인기를 얻고 있는데 K-Art 문화의 확산 또한 세계를 향해 전진해야 할 목표라는 생각을 하게 됐어요. 2017년에 미국 최대 경제잡지 포브스에서 선정한 ‘아시아에서 영향력 있는 30세 이하 30인’에 선정된 적이 있는데요. 이처럼 지금의 자리에서 정진하고 K-Art, 한국화의 매력과 아름다움을 널리 알리는 문화 전도사가 되고 싶습니다.

- 마지막으로 독자 여러분에게 한마디 부탁드립니다.

작가들 마다 작품의 스타일에 대한 지향점이 달라요. 어떤 분은 무겁고 심오하게 표현하는 것을 좋아하고, 어떤 분은 담백하게 표현하는 것을 좋아합니다. 저는 제 작품을 최대한 즐겁고 유쾌하게 표현하려고 노력해요. 각박한 세상 속에서 미술작품을 통해서 위안과 웃음을 얻을 수 있으면 좋겠어요. 그래서 관객 분들께서 제 작품을 보고 “재밌다, 유쾌하다”라고 말씀해 주실 때 보람과 기쁨을 느낍니다. 그래서 저는 작품의 구도와 이미지, 작품의 제목, 그리고 전시의 구성까지 유쾌함을 유지하려고 노력했어요. 제 전시회를 오시는 관객 분들께서 즐겁게 작품들을 누리시고 스트레스를 풀고 가셨으면 좋겠습니다.

[김현정아트센터 제공]
[김현정아트센터 제공]

비교적 어린나이에 스타 화가가 된 김현정 작가는 한국화를 국제적으로 알리는 문화 전도사 역할을 하고 있다. 그녀의 전시회를 찾는 관객들은 즐겁고 유쾌한 작품들을 통해 위안과 웃음을 얻어 간다. 앞으로 그녀가 또 어떤 작품들로 한국화의 멋과 유쾌함을 전달할지 기대가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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