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이호] 토성의 위성 중 가장 크고 유명한 ‘타이탄’. 타이탄에는 지구와 비슷한 모습의 호수가 존재하지만 물 대신 매우 낮은 위치로 액화된 메탄 가스가 담겨져 있다. 

현재까지는 이 메탄 호수들이 침식에 의해 형성된 것으로 알려져 왓지만 가장자리가 급경사로 된 일부 작은 호수는 액체 질소가 폭발해 만들어진 것이라는 새로운 연구결과가 나왔다.

미국항공우주국(NASA) 제트추진연구소(JPL)는 이탈리아 G.다눈치오 대학의 쥐세페 미트리 박사가 이끄는 국제연구팀이 타이탄에 있는 호수의 가장자리가 급경사로 수백미터가량 치솟아 있는 것은 액체 질소 폭발에 의한 것이라는 새로운 연구 결과를 과학저널 '네이처 지구과학(Nature Geoscience)' 최신호에 발표했다고 밝혔다. 

타이탄 호수 상상도 (나사 제공)
타이탄 호수 상상도 (나사 제공)

타이탄 표면에 모여있던 액체 질소가 폭발해 웅덩이를 만들고 그 자리에 액체 상태의 메탄이 채워지게 됐다는 것이다.

이는 이 호수가 메탄으로 인해 얼음층과 고체 유기 화합물이 침식되어 형성된 것이라는 기존의 주장과 정면으로 배치되는 것이다. 

연구팀은 기존 침식 모델로는 타이탄 북극 인근에 있는 호수인 '위니펙 레이커스(Winnipeg Lacus)'의 형성을 설명할 수 없지만 액체질소 폭발 모델로는 충분히 설명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위니펙 레이커스는 토성 탐사선 '카시니'호가 2년 전 토성 대기로 뛰어들어 산화하기 전 근접비행을 하면서 수집한 레이더 이미지에서 가장자리가 수면 고도보다 높게 벽처럼 형성돼 있는 것으로 나타나 있다.

연구팀은 호수 가장자리가 급격한 경사를 이루며 수면보다 높게 형성돼 있는 것은 폭발로 내부 물질이 밖으로 쓸려나갈 때 만들어지는 것과 일치하는 것이라고 전했다. 

연구팀은 타이탄이 지구 기준으로 따지면 혹독한 추위에 휩싸여 있지만, 대기 중 온실가스 역할을 하는 메탄이 태양 빛과의 화학작용으로 고갈될 때는 기온이 내리고, 늘어날 때는 오르는 변화를 겪어온 것으로 분석했다.

이 과정에서 기온이 상대적으로 더 내려갈 때는 대기 중 질소가 늘어나면서 질소 비가 내리고 기온이 올라갔을 때는 이 질소가 폭발했을 것으로 추정했다. 

JPL의 카시니호 프로젝트 담당 과학자인 린다 스필커 박사는 이번 연구결과와 관련, "지금까지 커다란 수수께끼가 돼온 타이탄의 급경사 호수에 대해 완전히 다른 설명을 내놓았다"면서 "과학자들이 카시니호가 수집한 보물들을 캐내면서 점점 더 많은 퍼즐 조각을 계속 맞춰나가면 10년 뒤에는 토성에 관해 더 많은 것을 이해할 수 있게 될 것"이라며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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