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체크] 안희정 유죄 확정, 1심 판결을 뒤엎은 2심 결과...‘성인지 감수성’ 적용 정도 차이?
[이슈체크] 안희정 유죄 확정, 1심 판결을 뒤엎은 2심 결과...‘성인지 감수성’ 적용 정도 차이?
  • 보도본부 | 홍지수 PD
  • 승인 2019.09.10 1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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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선뉴스 홍지수 / 구성 : 조재휘, 김아련 기자] 2019년 9월 10일 오늘의 이슈를 살펴보는 이슈체크입니다.  

지위를 이용해 수행비서를 성폭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안희정 전 충남지사에게 징역 3년 6개월이 확정됐습니다. 대법원 2부(주심 김상환 대법관)는 지난 9일 피감독자 간음, 업무상 위력에 의한 추행, 강제추행 등 혐의로 기소된 안 전 지사의 상고심에서 징역 3년 6개월을 선고한 원심 판결을 확정했습니다. 오늘 이슈체크에서는 안 전 지사가 대법원 판결에 이르기까지 과정과 1·2심 판결 결과를 뒤엎은 ‘성인지 감수성’이 무엇인지 살펴보겠습니다. 조재휘 기자와 함께합니다.

[연합뉴스 제공]
[연합뉴스 제공]

Q. 사회전반에 충격을 안긴 안희정 전 충남지사의 사건은 그동안 세간을 뜨겁게 달궜는데요. 상고심 판결을 받기까지 과정은 어땠나요?
A. 네, 안 전 지사는 2017년 7월부터 지난해 2월까지 수행비서 김지은 씨를 4차례 성폭행하고 6차례에 걸쳐 업무상 위력 등으로 추행한 혐의로 기소됐습니다. 재판에서는 피해자 김 씨의 진술과 김 씨로부터 피해사실을 전해 들었다는 안 전 지사의 전임 수행비서의 진술 등에 신빙성을 인정할 수 있는지가 쟁점이 됐는데요. 1심에서는 간음 사건 이후 피해자가 피고인과 동행해 와인바에 간 점, 지인과의 대화에서 피고인을 적극 지지하는 취지의 대화를 한 점 등을 고려하면 피해자의 진술을 믿기 어렵다며 무죄를 인정했습니다.

Q. 네 그렇군요. 전임 수행비서의 진술도 있었다고 하는데, 그 진술에 대한 법원의 판결은 어땠나요?
A. 전임 수행비서의 진술에 대해서도 간음 사건 후 전임 수행비서에게 피해사실을 알렸다고 하지만, 통화한 내역이 없는 등 피해 사실을 전해 들었다는 전임 수행비서의 진술도 믿기 힘들다고 법원은 판단했습니다.

Q. 네, 그런데 2심에서는 판결이 뒤바뀌었다고 들었는데요. 그렇다면 2심 선고 내용은 무엇인가요?
A. 2심에서는 피해자 진술에 일관성이 있고 피해자가 피고인을 무고할 목적 등으로 허위의 피해 사실을 지어내 진술했다거나 피고인을 무고할 만한 동기나 이유가 있다고 볼 만한 자료가 없다며 수행비서 김 씨의 피해 진술에 신빙성이 인정된다고 판단했습니다. 그리고 전임 수행비서의 진술에 대해서도 전임 수행비서가 피고인에게 불리한 허위진술을 할 이유가 없다며 징역 3년 6개월을 선고한 것입니다.

Q. 1심 선고와는 달리 2심 때 이렇게 판결이 뒤바뀐 이유가 있나요?
A. 법원은 '성인지(性認知) 감수성'을 고려한 판단이었다고 밝혔습니다. 이에 대법원도 김 씨의 피해 진술 등을 믿을 수 있다며 2심 판결을 그대로 확정한 것입니다. 이렇게 성범죄 피해자와 피해 사실을 전해들은 제삼자로부터 확보한 진술만으로 유죄가 확정된 것은 대법원의 확고한 법리로 자리 잡은 '성인지(性認知) 감수성' 원칙 때문으로 평가되고 있습니다.

Q. ‘성인지 감수성’은 잘 들어보지 못했는데요. 다소 생소한 말인데 어떤 의미인가요?
A. 성인지 감수성 원칙은 성 문제 관련 소송을 다루는 법원은 양성평등의 시각으로 사안을 보는 감수성을 잃지 말고 심리해야 한다는 취지입니다. 피해자가 처한 상황의 맥락과 눈높이에서 사건을 바라보고 이해해야 한다는 것을 뜻하죠. 

Q. 그럼 1심에서는 ‘성인지 감수성’ 원칙을 적용하지 않은 건가요?
A. 아니요. 1·2심 모두 성인지 감수성 법리를 적용해 판결을 내렸지만, 2심 재판부가 좀 더 폭넓게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을 인정한 것입니다. 특히 허위로 피고인에게 불리한 진술을 할 만한 동기나 이유가 분명하게 드러나지 않는 이상 그 진술의 신빙성을 특별한 이유 없이 함부로 배척해서는 안 된다며 김 씨의 무고 가능성을 일축했습니다.

하지만 대법원의 판단에도 불구하고 법조계에서는 ‘성인지 감수성’이라는 기준이 모호하고 추상적이어서 성범죄 관련 재판 결과가 판사에 따라 달라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이번 판결이 그간 권력형 성범죄가 끊이지 않았던 우리 사회에 울리는 경종은 크다고 할 수 있는데요. 앞으로의 재판에서 ‘성인지 감수성’의 개념이 폭넓게 인정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만큼 사회 전반에 권력을 이용한 성범죄가 근절될 수 있길 기대해봅니다. 이상 이슈체크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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