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박진아] 인류의 조상 얼굴을 연상해볼 수 있는 오스트랄로피테쿠스의 두개골에 대한 연구 결과가 28일(현지시간) 국제 학술지 네이처에 실렸다.

'루시'로 알려진 현생인류의 먼 직계 조상인 오스트랄로피테쿠스 아파렌시스(Australopithecus afarensis)보다 앞선 종(種)에 속하는 약 380만년 전 두개골 화석이 비교적 온전한 상태로 발굴돼 얼굴이 복원된 것.

‘MRD’라고 이름 붙여진 이 두개골은 지난 1974년 에티오피아에서 발견되며 ‘루시’라는 이름이 붙여진 화석으로 대표되는 오스트랄로피테쿠스 아파렌시스의 조상으로 파악되며, 고인류 연구에 중요한 자료로 평가되고 있다.

연합뉴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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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막스 플랑크 진화인류학연구소와 외클리블랜드 자연사박물관 연구진들은 지난 2016년 2월 아파르주 미로 도라에서 발굴된 두개골 화석에 대한 연구를 진행했다.

이 두개골 화석이 형성된 시기는 약 380만년 전으로 A. 아나멘시스가 A. 아파렌시스로 이어지던 410만년~360만년 전이어서 두 종 다 가능성이 있었다. 연구팀은 'MRD'라고 이름을 붙인 이 화석의 위턱과 송곳니 등에 대한 형태학적 분석을 통해 이를 A.아나멘시스로 결론을 내렸다.'

A. 아나멘시스는 약 420만년 전까지 거슬러 올라가는 화석이 발굴돼 존재는 확인됐지만 턱이나 이빨 등 부분적 화석밖에 없어 자세한 내용을 알 수는 없었지만 MRD는 두개골은 물론 얼굴 부위도 온전히 남아있어 A. 아파렌시스인 루시와 형태학적 비교가 가능했다.

오스트랄로피테쿠스 속 가운데 가장 오래된 것으로 알려진 아나멘시스는 튀어나온 얼굴을 가지고 있고, 광대뼈도 앞으로 돌출되어 있는 모습이다. 길고 좁은 뇌는 다른 초기 인류의 조상들처럼 작다. 연구진은 “딱딱한 음식을 씹기 위해 만들어진 얼굴의 시작”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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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화석은 과거에 강 하구로 모래가 쌓이던 곳에서 발굴됐으며, 약 380년 전에는 관목지였을 것으로 추정됐는데, 연구팀은 A.아나멘시스가 직립 보행을 한 것은 분명하지만 석기를 제작해서 사용했다는 증거는 없는 상태라고 밝혔다.

연구팀은 특히 이 화석과 아파르 지역에서 발굴된 다른 화석들을 분석한 결과, A. 아나멘시스와 A. 아파렌시스가 적어도 10만년 이상 공존했을 가능성을 보여줬다. 지금까지는 A.아나멘시스가 사라지고 A. 아파렌시스가 등장해 서로 겹치는 시기가 없었다는 것이 정설로 받아들여져 왔다.'

논문 공동저자인 클리블랜드자연사박물관의 자연인류학 큐레이터 요하네스 하일레-셀라시에 박사는 "이번 연구결과는 플라오세의 인류진화에 관한 이해를 바꿔놓는 '게임체인저'"라고 지적했으며, 막스플랑크 연구소의 프레드 스푸어 박사는 "종간 진화관계를 추론하는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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