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심재민] 자외선에 손상된 피부를 위해 오이나 알로에를 주로 활용해왔다. 그런데 놀랍게도 곤충에서 추출된 성분이 자외선 손상 피부에 특효 성분으로 떠오를 것으로 보인다. 조금 징그럽기는 하지만 피부 손상과 노화에 효과가 있다니, 뷰티에 관심이 있다면 ‘혹’ 할만한 소식이 아닐 수 없다.

국내 연구진이 곤충(애벌레 포함) 추출물의 피부 광노화 억제 효능을 확인하고 학계에 보고했다. 21일 한국한의학연구원에 따르면 채성욱 한약연구부 박사팀은 지난 5월 자외선으로 인한 피부 광노화에 곤충 추출물이 개선 효과를 줄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국제 학술지 '뉴트리언츠'(Nutrients)에 발표했다.

농가에서 사육하는 흰점박이꽃무지 애벌레 [연합뉴스 제공]
농가에서 사육하는 흰점박이꽃무지 애벌레 [연합뉴스 제공]

피부 광노화는 자외선에 지속해서 노출할 때 생기는 피부 노화 현상으로, 많은 사람들의 피부 고민인 미세주름, 반점, 색소침착 등으로 나타난다. 이들 현상은 햇볕에 노출된 시간과 강도에 비례해 증상 발현 가능성이 누적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연구팀은 피부 광노화 개선을 위해 곤충에 주목했다. 곤충은 한의학에서 오랜 세월 약재로 썼는데, 실제 동의보감 탕액편 충부(蟲部)에서는 곤충을 비롯한 양서류, 파충류, 연체동물, 절지동물, 갑각류, 조개류 등 95종의 약재를 소개하기도 한다.

이번에 연구팀이 활용한 곤충은 장수풍뎅이 애벌레, 흰점박이꽃무지 애벌레(일명 '굼벵이'), 갈색거저리 애벌레, 쌍별귀뚜라미다. 모두 식품의약품안전처 식품공전에 등록될 만큼 안전성과 가치를 인정받았다.

이들 4가지 곤충 추출물로 동물 실험을 한 연구팀은 피부 보습 개선 효과를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피부 보습 관련 인자인 히알루론산(Hyaluronic acid)이 최대 2.4배 증가한 게 주요 이유라고 연구팀은 덧붙였다.

피부 광노화를 유도한 대조군 경피 수분손실량은 정상군보다 2배 정도 증가했으나, 곤충추출물 투여 실험군의 경우 모두 회복했다. 특히 흰점박이꽃무지 추출물을 투여했을 때 TEWL 수치는 대조군과 비교해 최대 절반 가까이 낮아졌다.

아울러 표피층 두께도 감소하고 콜라겐 조직 손상도 줄었다. 흰점박이꽃무지 추출물을 투여한 실험군은 콜라겐 손상에 영향을 주는 단백질 분해효소 생성률이 89%까지 감소했다. 항산화 효소 생성이 50%까지 증가한 동시에 염증 유발인자 생성은 68% 줄었다고 연구팀은 강조했다.

채성욱 책임연구원은 "곤충은 한약재로서 큰 잠재 가치를 지녔다"며 "다양한 질환의 예방과 치료 연구에 곤충을 더 적극적으로 활용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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