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이호 / 디자인 최지민] 삶을 살면서 죽기 전에 꼭 해보고 싶은 것을 정리한 목록, 버킷리스트의 의미다. 버킷리스트는 Kick the Bucket라는 숙어에서 나온 말로 양동이 위에서 목을 매고 스스로 목숨을 끊을 때 양동이를 발로 차는 것에서 유래했다. 그야말로 죽기 전에 간절히 이루고 싶은 소원을 의미한다고 볼 수 있다.

국내에서는 잭 니콜슨과 모건 프리먼의 영화 ‘버킷리스트: 죽기 전에 꼭 하고 싶은 것들’이라는 영화가 개봉하면서 널리 알려져 책이나 방송 등 각종 매체에서 많이 다루기도 하였다.

우리나라에서는 이제 버킷리스트라 하면 죽기 전에 하고 싶다는 의미보다는 살면서 꼭 이루고 싶은 목표의 개념이 되고 있는데 최근에는 이 개념이 대한민국에서 유행하는 먹방과 더불어 음식과 접목이 되어 사용되고 있다. 바로 ‘먹킷리스트’ 이다.

먹킷리스트는 ‘버킷리스트’와 먹는다의 ‘먹’을 합친 합성어로 ‘반드시 먹어야 하는 음식 리스트’를 의미한다.

‘죽기 전에 꼭 하고 싶은’이라는 버킷리스트와는 조금 다른 개념으로 ‘이곳에 오면 반드시 먹어야 하는’ 음식 리스트라 할 수 있겠다. 국내는 물론 해외여행이 일상화가 되어가면서 방문하는 지역의 특색 있는 음식이나 유명한 식당의 음식, 또는 살면서 먹어보지 못한 음식들을 반드시 먹어보겠다는 일념으로 작성하게 된다.

버킷리스트는 지극히 개인적이어서 남에게 보여주는 것이 큰 의미가 없지만, 먹킷리스트 같은 경우는 자신이 이미 먹은 음식, 그리고 앞으로 먹을 음식 등을 타인과 공유하면서 공감을 얻고 정보를 전달하며 자기 과시를 하기도 한다.

일반적으로 누구나 방문하기 용이한 곳에서 먹을 수 있는 음식을 먹킷리스트에 넣는다면 해당 음식이나 음식점에 대한 정보를 공유하는 것이 되지만, 쉽게 갈 수 없는 먼 해외나 엄청나게 비싼 음식을 먹킷리스트로 작성하는 것은 자신의 음식에 대한 의지를 보여주기도 하지만 자기 과시를 하는 행위와도 같다.

먹킷리스트는 먹방 열풍으로 ‘먹’이라는 접두어가 붙는 여러 파생어 중 하나다. 먹음직스러운 음식 사진을 찍어 인스타그램에 올리는 ‘먹스타그램’도 먹킷리스트와 비슷한 의미와 기능을 한다고 볼 수 있다.

먹킷리스트는 단순히 버킷리스트라는 단어에 ‘먹’이라는 접두어가 붙은 것뿐이지만 이 단어가 가지는 의미는 우리 사회에서 먹는다는 행위가 해당 인물의 취향, 성격 심지어 사회적 지위나 부를 우회적으로 표출하는 것도 포함되어 있어 과거 옷이나 차, 여행 사진 등으로 대표되었던 자신을 나타내는 방법에 추가된 또 하나의 수단이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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