욕구 충족 대안 vs 성 상품화...팽팽히 맞서는 ‘리얼돌’ 논란 [지식용어]
욕구 충족 대안 vs 성 상품화...팽팽히 맞서는 ‘리얼돌’ 논란 [지식용어]
  • 보도본부 | 조재휘 기자
  • 승인 2019.08.17 1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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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선뉴스 조재휘] 한 성인용품 업체의 리얼돌 수입을 허가한 대법원 판결을 두고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 성인용품 업계는 "사생활 영역이므로 국가가 간섭해선 안 된다"고 주장하지만 여성계는 리얼돌이 "여성의 성을 상품화한다"고 반발한다. 

그리고 해외에서 아동 모습을 본뜬 리얼돌이 판매된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국내 반입 가능성이 거론되자 아동 성범죄를 부추길 수 있는 '아동 리얼돌' 만큼은 꼭 규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사진/Pixabay]
[사진/Pixabay]

‘리얼돌’은 캘리포니아 산 마르코스의 유한책임회사 '어비스 크리에이션즈'에서 생산하여 전 세계로 판매되는 사람 크기의 섹스 인형이며, 때로 마네킹으로도 여겨진다. 포즈를 취할 수 있는 PVC 골격, 강철 관절, 실리콘 살로 이루어져 있으며 우리나라에서는 섹스 인형 그 자체를 의미하기도 한다.

리얼돌 합법화에 대해 찬반의 주장이 맞서고 있는 가운데 리얼돌 합법화를 찬성하는 측은 "리얼돌을 반대하는 움직임은 성을 터부시하는 경향이 반영된 것"이라며 "무조건 규제할 대상이 아니다"라고 항변한다.

수입·판매업체 '부르르닷컴'의 이상진 대표는 "리얼돌을 이용하는 것은 개인의 성적 자기 결정권의 영역으로 봐야 하며, 장애인 등 성 취약 계층의 성욕 해소를 도울 수 있다는 의의도 있다"고 주장했다.

반면 여성계는 리얼돌 수입 판매 허가에 강한 우려를 표한다. 한국여성민우회 도미 활동가는 "여성형 리얼돌이 남성형 리얼돌보다 훨씬 많은 현상은 사회가 어떤 성별의 욕망을 더 장려하는지 보여준다"고 진단했다.

그리고 리얼돌의 자극적인 홍보 방식을 지적하는 목소리도 있다. 한국성폭력상담소의 박아름 활동가는 "리얼돌의 유통이나 판매과정에 문제가 있다"며 "여성을 상품화하는 홍보 문구는 여성의 인격권을 모욕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현재 우리나라에는 수입이 허가되지는 않았지만 해외 온라인 쇼핑몰에서는 아동의 모습을 한 리얼돌이 판매되고 있다. 인종별로 리얼돌을 분류한 A 사이트에서는 키 100cm의 리얼돌을 '한국의 어린 학생(Korea little schoolgirl)' 등의 문구로 소개하고 있다. 관련 규제가 마련되지 않으면 해외에서 판매되는 아동 리얼돌이 곧 국내로 들어올 수도 있다는 의미다. 이미 국내 한 업체가 키 120cm의 리얼돌을 홍보했다가 여론의 뭇매를 맞고 판매를 중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한시라도 빨리 아동 리얼돌을 규제하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의견이다. 여성가족부도 리얼돌 논란과 관련해 지난 6일 아는 사람의 얼굴로 리얼돌 얼굴을 제작해 초상권을 침해하는 등 인권침해 문제, 아동·청소년 모형의 리얼돌 문제를 중심으로 본격적인 대응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리얼돌이 성적 욕구충족을 위한 대안이라는 주장과 여성의 성을 상품화하는 도구라는 주장이 팽팽히 맞서고 있는 상황에서 이들 사이의 논란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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