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최지민] 인도 자이푸르를 여행하면 코끼리를 타고 느릿느릿 암베르성에 올라가는 코스가 유명하다. 

관광객에게는 이색체험이겠지만, 코끼리는 관광객 두 명과 사육사 한 명, 뭉툭한 나무 좌석까지 최대 300㎏의 무게를 지고 자갈이 박힌 가파른 오르막길을 올라야 한다. 

1. "코끼리 좀 그만 괴롭혀요" 

인도 자이푸르 암베르성의 코끼리들 [연합뉴스제공] 
인도 자이푸르 암베르성의 코끼리들 [연합뉴스제공] 

자이푸르의 동물보호 운동가들은 세계 코끼리의 날(8월 12일)을 하루 앞둔 11일(현지시간) 자전거를 타고 거리로 나와 "코끼리를 그만 좀 괴롭혀라"고 항의 시위를 벌였다. 

세계동물보호단체(WAP)의 커스티 워렌은 "코끼리 조련을 위해 사용되는 갖가지 잔인한 방법뿐만 아니라 이들 코끼리가 결핵·혈액 질병·실명·영양실조·발 부상 등 다양한 질환을 앓고 있다는 것이 문제"라고 영국 일간 가디언과 인터뷰에서 밝혔다. 

동물보호단체들은 자이푸르에서 수년간 관광용 이동수단으로 코끼리 약 100마리를 이용하는 것을 반대하는 캠페인을 벌이고, 법정 다툼도 했다. 

2. 동물보호단체 VS 관광 당국, 코끼리 주인들 

인도 자이푸르 암베르성의 코끼리들 [연합뉴스제공]
인도 자이푸르 암베르성의 코끼리들 [연합뉴스제공]

관광 당국을 설득한 결과 코끼리가 한 번에 태우는 관광객 수를 4명에서 2명으로 제한하고, 코끼리 한 마리당 겨울에는 하루 5차례, 여름에는 3차례만 관광객을 태우도록 했다. 

코끼리 주인들은 생계유지를 위해 코끼리를 계속 활용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관광 당국은 자이푸르에서 가장 유명한 '관광상품'이라 없애기 힘들다는 반응이다. 

3. 코끼리 대신 자전거를! 

인도 자이푸르의 암베르성[연합뉴스제공] 
인도 자이푸르의 암베르성[연합뉴스제공] 

가젠더 케이 샤르마 WAP 인도지국장은 "코끼리는 야생동물"이라며 "인도의 극심한 더위에 코끼리가 나무나 풀 한 포기 없는 콘크리트 도로 위에 서 있는 것을 보는 것은 끔찍하다"고 말했다. 

이어 "코끼리의 눈을 들여다보면 괴로움이 보인다. 그 눈은 '이걸로 충분해, 이 정도면 됐어'라고 말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동물보호단체는 관광객이 암베르성까지 코끼리를 타는 것 대신 덜 가파른 길을 통해 자전거를 타도록 하자고 관광 당국에 요구했다. 

또, 암베르성 인근에 코끼리 서식지를 만들어 관광명소로 활용할 것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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