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조재휘] 일회용품 사용 규제가 강화되면서 환경보호에 대한 소비자의 인식이 높아지고 있다. 이에 많은 사람이 일회용 컵을 덜 쓰기 위해 텀블러를 가지고 다닌다. 하지만 일부 제품의 텀블러 용기 외부 표면에 코팅된 페인트에서 유해물질인 납이 검출되어 ‘납중독’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납은 사람의 호흡으로 들어오거나 먹었을 때 중독성 있는 금속으로 혈류로 들어가게 되면 장기, 조직, 뼈 그리고 치아에 저장된다. ‘납중독’은 납에 급성이나 만성적인 노출로 인해 혈중 농도가 0.4ppm 이상인 경우를 말한다.

해당 사건과 관련 없음 [사진/연합뉴스 제공]
해당 사건과 관련 없음 [사진/연합뉴스 제공]

최근 한국소비자원이 시중에 유통·판매 중인 페인트 코팅 텀블러 24개 제품을 대상으로 유해물질 안전성 및 표시실태를 조사한 결과, 일부 제품의 용기 외부 표면에 코팅된 페인트에서 유해물질이 검출되어 소비자의 주의가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금속(스테인리스) 재질 텀블러의 경우 표면 보호나 디자인 등을 위해 용기 외부 표면을 페인트로 마감 처리한 제품들이 다수 판매되고 있다. 그런데 페인트에는 색상의 선명도와 점착력 등을 높이기 위해 납 등 유해 중금속이 첨가될 우려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식품 용기 외부 표면에 대한 유해물질 기준을 두고 있지 않다.

유해물질 함유 시험 결과, 조사대상 24개 중 4개 제품의 용기 외부표면에 코팅된 페인트에서 다량의 납이 검출되었다. 텀블러는 <식품위생법> 및 <기구 및 용기·포장의 기준 및 규격>에 따라 식품 용기로 분류되는데, 현재 식품과 직접 접촉하는 면에 대한 유해물질 기준은 있으나 식품과 접촉하지 않는 용기 외부 표면에 대한 기준은 없는 상황이다.

성인뿐만 아니라 어린이도 사용하는 텀블러는 표면 코팅된 페인트에 납이 함유되어 있을 경우 피부·구강과의 접촉, 벗겨진 페인트의 흡입·섭취 등을 통해 인체에 흡수될 수 있다. 납중독으로 인해 사망하는 일은 거의 없으나 어린아이들에게 있어 심한 납중독은 학습 능력 등에 영향을 줄 수 있고 영구적인 지능 저하를 유발할 수 있어 특히 주의가 필요하다. 

납중독은 노출된 기간과 몸속의 납 농도에 따라 증상이 다르게 나타나는데 초기에 식욕부진, 변비, 복부 팽만감이 나타날 수 있으며 더 진행되면 급성 복통을 호소한다. 이와 함께 권태감, 불면증, 두통 등의 증상을 호소하며, 영양 상태가 나빠져 얼굴빛이 창백해지고, 납빛 색을 띠게 된다. 

납중독 치료의 가장 좋은 방법은 납에 대한 노출을 피하고 더 이상 납이 흡수되는 것을 막는 것이 최우선이다. 해독 치료가 필요한 경우 Ca-EDTA(칼슘이디티에이)나 페니실아민, DMSA 등이 치료제로 사용되고 있으며 이들은 몸속의 납을 흡착해서 몸 밖으로 배출시키는 역할을 한다. 또, 심각한 납중독으로 인해 전신경련, 발작 등의 증상이 일어날 경우 응급치료를 해야 한다. 

환경오염을 막기 위해 텀블러 사용을 시작했지만 일부 제품의 경우 페인트로 코팅된 면에 직접 입을 대고 마시게 되어 있어 납 섭취 우려가 더 크기에 소비자들은 분통을 터뜨릴 수밖에 없다. 하루빨리 업체들도 문제의 심각성을 인지해 소비자가 믿고 안심하고 사용할 수 있는 제품을 만드는 데 힘써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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