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의 교육열은 명실상부 세계 1위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나 전 세계에서도 인정하는 뛰어난 스펙과 실력, 수상 실적을 가지고 있음에도 글로벌 입시 전쟁에서 한국 아이들의 합격률이 지원 대비 낮은 편에 속하는 이유 중 하나는, 바로 ‘스토리’가 부족하다는 것이다. 개인의 삶에 있어 청소년기는 향후 몇 십 년을 좌우할 수 있을 정도로 굉장히 중요한 시기이다. 건강한 사고를 가진 글로벌 인재로 양성하기 위해서는 주입식 교육을 지양하고 자기 주도적 사고가 가능한 학습을 유도해야 한다.

자기 주도적 학습이 가능하려면, 우선 교육자와 학생이 수업을 이해하고, 또한 이해하는 과정 속에서 수업 자체를 즐길 수 있어야 한다. 그런 관점에서 봤을 때 청소년기에 특히 접근성과 친화도가 높은 음악, 뮤지컬, 춤 등의 종합 예술을 통한 배움은 매우 바람직하다고 볼 수 있다. 문제는 이렇게 예술을 통한 배움이 청소년들의 국·영·수를 비롯한 일명 ‘주요 과목’에 어떠한 강점을 부여할 수 있는가이다. 이와 관련하여, ‘영어뮤지컬’이라는 체계적인 커리큘럼을 확보, 학생들의 주도적인 학습을 유도하면서 동시에 영어 교육까지 잡겠다는 대구 ‘유니버셜뮤지컬아카데미’의 박수향 원장을 만나, 관련된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영어뮤지컬 접목, 특성화된 커리큘럼을 진행중인 대구유니버셜뮤지컬센터

Q. 유니버셜뮤지컬아카데미의 설립 계기가 어떻게 되는가?

A. 국내에서 성악과 졸업, 음악교육 석사 과정을 마친 뒤 음악에 대한 갈증을 해소하고자 이태리 프레스코 발디 아카데미 성악코치 반주학을 DIPLOMA 최고과정으로 졸업했다. 이후 오스트리아, 미국, 영국, 스코틀랜드 등 다양한 국가를 돌며 음악 연수와 공연을 진행했다. 오랜 해외 생활을 마치고 한국에 돌아와 보니, 청소년들이 ‘입시 전쟁’ 속에 있다는 것을 세삼 실감하게 되었다. 이에, 어떻게 하면 예술에 대한 진입 장벽을 낮출 수 있을지 고민하다 보니, 뮤지컬에 영어라는 언어를 입히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유니버셜뮤지컬아카데미의 시작을 알렸던 것 같다.

Q. 유니버셜뮤지컬아카데미의 주요 커리큘럼에 대해 소개해준다면

A. 수업은 노래·댄스·연기 수업으로 진행한다. 발성과 호흡을 시작으로 몸풀기, 즉흥연극놀이, 신체극, 상상극, 영어뮤지컬 노래를 통해 영어의 특징인 연음 발음을 익힌다. 이를 통해 자연스럽게 영어 교육이 동반되고, 영어 연기와 무대 체험을 통해 영어로 소통하기, 노래를 통한 자신감 기르기 등, 정서 함양에 있어서도 많은 도움을 주는 커리큘럼을 진행하고 있다. 이를 통해 글로벌 컬쳐 배우 양성에 적합한 예술중심의 융합형 교육을 하고 있다.

또한 브로드웨이에서 실제 무대가 이뤄진 명곡들을 기반으로 댄스 활동도 함께 하고 있으며,

작품에 대한 이론적 이해에도 소홀히 하지 않고 있다. 특히, 공연에 대한 섭외가 들어오면 나와 선생님들이 함께 대본 작업부터 마무리까지 창작 작품을 진행하는 경우도 많다. 이를 통해 기존의 뮤지컬 장르가 가지는 아쉬움과 한계를 뛰어넘고자 하고 있다.

Q. 유니버셜뮤지컬아카데미만의 강점이 있다면?

A. 뮤지컬은 종합예술이라 할 수 있다. 뮤지컬을 통해 단순히 한 분야를 배우는 것이 아니라, 음악과 춤, 연극과 이에 따른 동선 까지 확인하며 다양한 경험을 접할 수 있다. 여기에 ‘영어’를 접목해 글로벌 인재로 양성하고 있다. 이는 청소년들이 국·영·수와 같은 이론적 입시 과목에 치우쳐 예술을 접할 시간이 줄어드는 한계점을 어느 정도 극복했다고 볼 수 있다.

예술은 단기간 암기로, 주입식 교육으로 가능한 학문이 아니다. 어릴 때 조금 배우고 잊고 지내다가 성인이 되어서 다시 찾아오면 머리는 기억할지라도 몸은 굳어버리기 마련이다. 현대인의 필수 과목이 되어버린 영어를 예술과 함께 즐기며 접하고 이에 대한 교육이 가능하다는 것은 큰 강점이라고 생각한다.

▲대구유니버셜뮤지컬센터 전경

Q. ‘영어 뮤지컬’에 대한 내용이 흥미롭다. 좀 더 구체적으로 이야기해줄 수 있는가?

A. 우선, 뮤지컬에 영어를 결합하게 되면 ‘암기 과목’으로써의 영어가 아닌, 언어의 한 분야로써의 영어를 배울 수 있다. 즉, 영어 발음과 문장, 문단에 대한 이해가 가능하다. 알파벳을 예로 들자면, ABC로 시작하는 단어를 외우는 것이 아니라, A가 에-이 라는 소리가 나는 과정부터 알려주게 된다. 뮤지컬은 기본적으로 언어가 필요한 예술이기 때문에, 과정에 따른 이해가 자연스럽게 동반된다고 생각하면 된다. 또한, 교육 과정 및 리허설 등, 준비 과정에 있어 발음에 대한 선생님들의 즉각적인 교정이 가능하다. 일종의 ‘액티비티’가 가능하다고 생각하면 이해가 편할 것이다. 부모님들 역시 이에 대한 반응이 긍정적이다.

Q. 유니버셜뮤지컬아카데미 운영에 있어 중요시 여기는 가치관이나 철학이 있다면?

A. 뮤지컬은 기본적으로 상호간의 소통을 전제로 하는 예술 분야다. 몸과 마음을 열고 음악활동을 하면서, 개인과 단체에 대한 치유가 가능한 종합적인 컨텐츠라고 생각한다. 뮤지컬이나 연극을 하게 되면 내면의 순수함을 꺼낼 수 있다. 대사를 읊고 동선에 맞춰 움직이고 노래를 하며 극에 몰입하는 과정에 있어 동심으로 돌아가는 모습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이는 개인의 성장과 내면의 치유에 긍정적인 역할을 미친다고 생각한다. 끊임없이 웃고 소통하며 뮤지컬과 영어 교육 그 자체를 즐길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데 가장 큰 주안점을 두고 있다. 즐기면서 배우는 것이 학원을 관통하는 가장 큰 핵심 가치관이라 할 수 있다.

Q. 앞으로의 목표와 다짐에 대해 이야기해준다면

A. 수 십 년간 이 분야에 있으면서 느낀 것은, 예술을 하는 과정에 있어 가장 큰 무기 중 하나는 바로 ‘다양한 경험’이라는 것이다. 불과 몇 십 년 전만 하더라도 ‘딴따라’라고 천대받기도 했던 대중음악은 현재 K-POP이라는 하나의 장르를 만들어냈다. 뮤지컬을 통해 다양한 컨텐츠를 생산하고 이에 대한 확장성과 비전을 제시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본 원을 통해 교육 받은 아이들이 ‘한국을 알리는 히어로’가 될 수 있도록 말이다. 또한, 정기적인 해외 공연도 준비 중에 있다. 당장 올 겨울만 해도 LA공연이 준비되어 있고, 1년에 한 번 정기 공연을 진행하고, 이 외에도 지자체 및 기관 내 수시 공연을 진행 중이다.

그리고, 예술에 대한 부모님들의 편견이 바뀌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앞서도 이야기했지만, 어릴 때에는 다양한 경험을 접해야 한다며 예체능 교육을 강조하지만, 정작 가장 중요한 10대에는 국·영·수 과목에 치중하다보니 예술 교육의 연장선을 바라보기가 어렵다. 그러다 고2, 고3이 되어서 다시 돌아오면 어릴 때보다 더 많은 노력을 해야 한다. 영어 뮤지컬을 통해 영어도 놓치지 않고, 예술에 대한 다양한 경험을 통해 보다 많은 아이들이 몸과 마음의 건강함을 찾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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