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360] 맞춤예복 칼츠 신택근 대표 “맞춤정장 곧 사라져”
[인터뷰360] 맞춤예복 칼츠 신택근 대표 “맞춤정장 곧 사라져”
  • 보도본부 | 이호 기자
  • 승인 2019.07.31 0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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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선뉴스 이호] 맞춤예복을 제작하는 테일러샵 칼츠의 신택근 대표는 40년 경력의 베테랑 디자이너다. 그에게서 시장에서 사라져가는 맞춤정장의 현황과 미래, 그리고 그 원인에 대해서 들어보았다. 

맞춤정장 칼츠 신택근 대표
맞춤정장 칼츠 신택근 대표

현재 맞춤정장 시장의 현황은 어떤 편인가요? 

- 굉장히 많이 죽었죠. 한 10년 전만 해도 서울 지역에 600개 정도의 맞춤정장 샵들이 있었는데 이제는 200개 정도도 안 남은 것 같습니다. 앞으로 더 줄어들 것으로 보이고요. 

왜 맞춤정장이 사라지고 있나요? 

- 맞춤정장이 시대에 뒤떨어져서 사라진다는 생각은 하지 않습니다. 현재 잘 나가는 아이돌들도 저희 샵에서 정장을 맞춰 입으니까요. 사라지는 이유는 다른 것이 없는 것 같습니다. 바로 이 일이 힘들기 때문이죠. 공장에서 기계로 만들어내는 것이 아니라 사이즈 체킹부터 재단, 재봉과 장식까지 모두 수제로 해야 하니 옷을 만드는 방법 중 이만큼 번거롭고 힘든 일이 없죠. 그리고 아이러니하게도 몇 년 전에 불었던 맞춤정장 붐 역시 이런 상황을 가속화 시켰습니다. 

맞춤정장 칼츠 신택근 대표
맞춤정장 칼츠 신택근 대표

붐이 불었는데 왜 안 좋게 된 걸까요?

- 테일러라는 직종은 많은 숙련이 필요한 직종입니다. 한 두해 배워 갖고는 제대로 된 실력을 갖추기 어렵죠. 적어도 7년 이상은 일을 배워야 기본적인 실력을 바탕으로 자신의 색깔을 나타낼 수 있어요. 몇 년 전에 맞춤정장 붐이 일어나니까 일을 배우겠다는 사람들이 많이 늘어났죠. 그리고 그 사람들이 불과 1년, 심할 때는 7개월을 배워놓고는 자신의 샵을 오픈했습니다. 샵은 우후죽순으로 늘어났고 SNS 등의 홍보를 통해 많은 사람들이 샵을 찾았는데 기성복보다 못한 품질의 옷을 받게 된 거죠. 게다가 기성복보다 비싸니 사람들의 인식이 매우 안좋아졌죠. 

그랬군요. 그게 지금까지 타격을 주고 있나요? 

- 그렇죠. 애초에 깊게 배우지 않은 사람들이라 대중들에게 좋지 않은 평을 받은 많은 샵들이 순식간에 없어졌습니다. 바로 손을 턴 것이죠. 그리고 그 인식은 몇 십 년을 종사한 기존의 테일러들에게 남았죠. 맞춤정장은 비싸기만 하고 품질은 좋지 않다면서. 이런 시선에 실망감을 느끼고 은퇴한 테일러들도 많았죠. 

 

안타깝네요. 견실한 시장이 구축됐어야 했는데

- 안 그래도 힘든 일이라 젊은 사람들이 잘 안 하려고 하는 직종인데 이런 상황까지 겹쳐지니까 더 이 일을 하려는 사람이 없어진 것 같아요. 몇 년이 더 지나다 보면 지금 활동하고 있는 전통 있는 테일러들도 은퇴를 하게 될 것이고 그렇게 되면 명맥이 끊길 겁니다. 맞춤정장을 입고 싶어도 입지 못하는 때가 올 거에요.

그러기 전에 많이 입어둬야겠네요. 

- 다시는 맞춤정장을 입지 못한다고 생각한다면 할 수 있을 때 입어두는 것이 좋을 겁니다. 저희 테일러들에게도 좋을 것이고. 이탈리아 같은 나라는 맞춤정장 시장이 견고하지만 전 세계적으로는 기성복에 밀려 사라지고 있어서 안타깝습니다. 장점이 많은데 영영 모르는 사람도 많을테니까요. 

맞춤정장 장인 칼츠의 신택근 대표에게 시장에 대한 의견을 들어보았다. 숙련도가 필요하고 힘든 일이라 젊은 사람들이 찾지 않는다는 대목이 유독 쓸쓸하게 들렸지만 가치를 아는 사람들에게는 이만큼 좋은 옷도 없다는 느낌이 들었다. 다시 맞춤정장의 붐이 일어나 이번에는 일을 하고자 하는 사람들이 제대로 배워 이 기술들을 이어가기를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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