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최지민] 이탈리에서 때아닌 '탈출 불곰' 수색에 나섰다. 

이탈리아에서 전기 울타리와 높은 차단벽을 넘어 도망쳐 대대적인 수색을 벌인 것이다. 

1. '탈출 천재' 불곰 

탈출한 불곰이 16일 목격된 장소[구글 캡처=연합뉴스] 
탈출한 불곰이 16일 목격된 장소[구글 캡처=연합뉴스] 

지난 14일 이름이 M49로 알려진 149㎏짜리 불곰이 이탈리아 북부 트렌티노 발렌데나에서 기다란 관 모양의 덫에 붙들려 인근 카스텔레 동물 보호 센터로 옮겨졌다. 

이 불곰이 잡힌 것은 앞서 1 달여 전 마우리치오 푸가티 트렌티노 도지사가 곰이 주거지 근처에서 목격돼 주민들에게 위협이 된다는 이유로 포획 지시를 내렸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이 곰은 잡힌 지 불과 몇 시간 만에 센터 내 보호구역에 쳐진 전기 울타리 3개와 4m에 달하는 차단벽을 넘어 숲속으로 사라졌다. 

이후 이 곰은 이틀 뒤 센터에서 약 5㎞ 떨어진 트렌토시 남쪽의 라 마르졸라 산에서 포착됐다. 

이에 푸가티 도지사는 "M49가 주거지에 접근하면, 산악 경비대들은 이를 사살해도 좋다"며 "7천 볼트 이상의 전류가 흐르는 전기 울타리를 용케 넘어갔다는 건, 이 곰이 위험한 공공 안전의 문젯거리라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2. 환경부·동물단체 반발 

불곰 가족[연합뉴스제공] 
불곰 가족[연합뉴스제공] 

사살 명령이 내려지자 환경부와 동물보호단체 등은 반발하고 나섰다. 

세르지오 코스타 이탈리아 환경부 장관은 곰 포획 과정에서 빚어진 "비효율성"과 "전문성 부족"을 지적하고, 사살 명령이 "터무니없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그는 이탈리아 환경보호연구소 소속 연구진을 현장에 보내 어떻게 이 곰이 탈출했는지 "조심스럽게, 동물의 생명을 해치지 않으면서" 밝혀내겠다고 덧붙였다. 

세계자연보호기금(WWF) 이탈리아 지부는 "가장 날쌘 곰도 전력이 제대로 흐르는 견고한 전기 울타리는 넘을 수 없다"며 "곰이 날 수 없다는 사실은 명백하니 그 시설물은 제대로 작동되고 있지 않았던 게 분명하다"고 비꼬았다. 

동물보호단체 라이프 우르수스도 성명을 내고 환경단체 등이 당국의 "잔인하고, 정당하지 않으며 불합리한" 처사에 대해 법적 조치를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3. 불곰의 서식지였던 트렌티노 
트렌티노는 과거 많은 불곰의 서식지였지만 무분별한 사냥 등으로 곰이 단 4마리만 남았었다. 

이에 트렌티노의 아다멜로 브렌타 국립공원은 2000년부터 유럽연합(EU) 지원으로 이웃 슬로베니아에서 불곰을 들여와 산악 지대에 풀어놓는 프로젝트를 펼쳤다. 현재 이 지역에 서식하는 불곰은 약 50마리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트렌티노에서는 지난 2017년에도 'KJ2'라는 암컷 불곰이 산책하던 주민을 공격해 중상을 입힌 뒤 당국의 결정으로 사살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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