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최지민] 관광지를 가면 빠르기만 한 요즘 시대에 느린 추억을 만들어 주는 느린 우체통이 눈에 종종 띈다. 편지를 쓰면 수개월 뒤에 과거의 나 또는 연인 등이 보낸 편지를 받아 볼 수 있는 것이다. 

지난주 미국 일리노이주에 사는 한 여성도 26년 전 홍콩에서 보낸 엽서를 받게 되었다. 하지만 이 엽서는 느린 우체통을 통한 것은 아니었다. 

1. 26년 전 홍콩에서 온 엽서 

26년 전 홍콩에서 온 엽서[연합뉴스제공] 
26년 전 홍콩에서 온 엽서[연합뉴스제공] 

집 우편함에서 엽서를 발견한 킴 드레이퍼는 "엽서의 상태가 아주 양호했기 때문에 처음에는 다른 이웃의 편지가 잘못 온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내용을 읽어내려가던 드레이퍼는 이 엽서가 26년 전 보낸 것이라는 걸 깨닫고 깜짝 놀랐다. 

엽서는 1993년 7월 8일 홍콩에 있던 한 아버지가 미국에 있는 자녀 부부 '리나'와 '무함마드 알리 키질바시'에게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드레이퍼는 4년 전 지금 살고 있는 집으로 이사 온 뒤로 '리나'와 '무함마드'의 이름으로 온 편지는 처음이라고 말했다. 

물론 그사이 집 주인이 바뀌기는 했지만, 정확한 주소로 엽서가 도착한 것이다. 

2. "곧 보자. 93년 7월 8일, 아빠가" 

26년 전 홍콩에서 보낸 엽서[연합뉴스제공] 
26년 전 홍콩에서 보낸 엽서[연합뉴스제공] 

돛단배가 가득한 홍콩의 항구가 그려진 엽서 첫머리에는 "나는 아주 사람들이 붐비는 곳에서 좋은 시간을 보내고 있다"고 적혀있다. 엽서는 딸로 추정되는 '리나'가 "정말 보고 싶다"는 말로 끝맺음 된다. 

드레이퍼는 "만약 내 아버지가 오래전에 내게 보낸 편지가 있다면 다시 받아보고 싶을 것"이라며 엽서의 주인을 찾아 나섰다. 

그는 이 집을 팔았던 중개인을 수소문하고, 재산세 기록을 찾아봤지만 리나와 무함마드의 이름을 찾을 수 없었다고 말했다. 

드레이퍼는 지역 신문에도 자신의 사연을 공개하면서 "엽서의 주인을 알고 있는 사람들이나, 가족들에게 이야기가 닿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CNN방송은 드레이퍼와 친구들이 애타게 엽서의 주인을 기다리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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