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이호] 태양처럼 스스로 빛을 내며 위치가 변하지 않는 천체를 항성 또는 별이라 한다. 또 이런 항성을 중심으로 도는 행성이라 하고 행성을 도는 천체를 위성이라 한다.

그런데 과연 행성을 돌던 위성이 항성을 도는 행성이 되는 경우도 있을까? 

사이언스뉴스(ScienceNews) 등 과학전문 매체는 콜롬비아 안티오키아대학 마리오 수케르키아 박사가 이끄는 연구팀이 외계행성이 된 달에 관한 논문을 출간 전 논문을 모아놓는 논문 초고 사이트(arXiv.org)에 공개했으며, 영국 왕립천문학회 월보(MNRAS)에 제출해 동료평가(peer-review)를 받고 있다고 전했다. 

연구팀은 태양계 밖 외계에도 행성을 도는 달이 있을 것으로 여겨지지만 아직 한 개도 발견되지 않은 것에 의문을 가졌다. 

외계행성과 그 주위를 돌고있는 달 (NASA/JPL-Caltech 제공)
외계행성과 그 주위를 돌고있는 달의 상상도 (NASA/JPL-Caltech 제공)

이에 연구팀은 '뜨거운 목성(hot Jupiter)'급 행성에 달이 있을 때 어떤 상황이 벌어지는지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시행해 봤는데, 뜨거운 목성은 태양계의 수성 위치에 있는 가스형 행성으로, 별 가까이에서도 가스가 불에 타 사라지지 않고 남아있는 점으로 미루어 훨씬 더 외곽에서 만들어진 뒤 안쪽으로 옮겨왔다고 알려져 있다. 

이 뜨거운 목성이 별 가까이로 옮겨지면 행성을 돌고 있던 달도 영향을 받게 될 것이다. 연구팀은 이것에 초점을 맞춰 다양한 조건으로 컴퓨터 모의실험을 진행하여 달이 받는 영향을 분석했다. 

모의실험 결과 달은 44%는 모(母)행성과 부딪혀 종말을 맞았으며 6%는 별과 충돌해 사라졌다. 그리고 2%는 행성계 밖으로 완전히 튕겨 나갔다. 그러나 가장 높은 확률인 48%는 행성의 중력에서 벗어나 행성이 돌던 별을 함께 도는 행성이 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이처럼 행성이 된 달(위성)에게 행성(planet)과 달(moon)의 철자를 조합해 '플루닛(ploonet)'이라고 명명했다. 

이들 플루닛 중 약 54%는 모행성보다 더 바깥에서, 14%는 더 가까이서 별을 돌았으며 28%는 행성의 궤도를 가로지르는 특이한 궤도를 보였다. 그리고 나머지 4%는 모행성과 같거나 매우 근접한 궤도를 보였다.

연구팀은 대형 가스행성이 별 가까이서 도는 행성계에서는 대부분 이런 현상이 발생해 플루닛이 매우 많을 것으로 예측했다. 또한 플루닛을 일반 행성과 구분하기 어렵지만 행성 가까이에 있는 플루닛은 중력으로 행성이 별 앞을 지날 때의 속도에 영향을 줘 자신이 플루닛이라는 것을 알려줄 수 있다고 전했다. 

그리고 연구팀은 행성이나 별과 충돌해 종말을 맞은 달이 주변에 고리를 형성한 것으로 분석하면서 외계행성 J1407b가 37개의 고리를 가진 것도 이를 통해 설명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또한 달의 표면이 얼어있다면 별에 접근하면서 증발해 혜성과 같은 긴 꼬리를 형성해 별빛을 차단하여 태비의 별(Tabby's star)처럼 불규칙한 별빛을 보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수케르키아 박사는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태양계에는 뜨거운 목성은 없지만 플루닛이 존재하고 있을 수도 있다. 지구가 달을 매년 3㎝ 밀어내고 있어 불안정한 궤도에 도달하면 달이 플루닛이 될 수도 있다”며 달의 플루닛화 가능성을 점쳤다. 하지만 이는 약 50억년 후에나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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