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심재민] 일본 아베 총리의 대(對)한국 수출 규제에 따라 '무역 보복'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한국 내에서도 일본 제품에 대한 불매 운동이 확산하고 있다. 특히 일본 자동차에 대한 불매 움직임이 각종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퍼지고 있어 그간 잘 팔려왔던 일본 자동차 기업들이 난색을 표하고 있다. 그런 가운데 도쿄(東京) 모터쇼의 위상마저 갈수록 떨어지고 있어 일본 자동차 업계엔 설상가상의 모양새다. 

2017년 전시회에 GM 등 미국 자동차 업체들이 불참한 데 이어 10월로 예정된 올해 모터쇼에는 일본 수입차 시장 점유율이 높은 독일 아우디, BMW, 폴크스바겐(VW)이 줄줄이 불참 의사를 밝혔다고 아사히(朝日)신문이 11일 전했다. 지난 2017년 도쿄 모터쇼에는 외국 자동차 메이커 13개사가 19개 차종을 출품한 바 있다.

2017 도쿄모터쇼 전시회장 [연합뉴스 제공]
2017 도쿄모터쇼 전시회장 [연합뉴스 제공]

일본자동차공업회에 따르면 올해 도쿄모터쇼에는 일본 내에서도 상당한 판매량을 보이고 있는 아우디와 BMW, VW(폴크스바겐) 외에 포르쉐, 스웨덴 볼보도 참가하지 않을 것으로 전해져 '안타까움'을 사고 있다. 여기에 더해 하루전인 10일에는 푸조와 시트로엥을 산하에 두고 있는 프랑스 유수의 자동차 메이커 PSA가 도쿄 모터쇼 불참의사를 밝혀 이목을 모으기도 했다. 또한 미국 GM과 이탈리아 피아트 등은 2017년 전시회에도 출품하지 않았고 이런 기조가 이번에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에 올해 도쿄모터쇼에 참가하는 외국 주요 메이커는 독일 메르세데스 벤츠와 프랑스 르노 정도에 그칠 것으로 보여 그들만의 잔치로 끝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처럼 수많은 브랜드가 도쿄모터쇼에 불참을 선언하고 있는 상황. 이에 따라 국제 자동차 전시회로서의 도쿄 모터쇼의 위상은 더 추락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렇게 줄줄이 도쿄모터쇼에 참여를 고사하는 이유는 아무래도 점차 규모가 줄어드는 일본의 자동차 시장 때문이다. 일본은 중국, 미국에 이어 세계 3위의 자동차 시장이지만 인구감소와 젊은 세대의 차량소유 기피로 판매량이 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따라서 각국의 유력 자동차 메이커들은 일본 대신 시장 규모가 큰 중국으로 눈을 돌려 상하이(上海) 모터쇼 등을 신차 발표 기회로 적극 활용하고 있다.

아울러 이런 현상은 이번 한국에 대한 '무역 보복'처럼 일본이 자국 중심의 우물안 개구리 식 무역 정책을 펼치고 있는 것이 원인으로 풀이된다. 앞서 일본 최대의 자동차 메이커인 도요타도 이달 초 세계 최대급 자동차 전시회인 독일 프랑크푸르트 모터쇼에 참가하지 않겠다고 밝힌 바 있다. 당시 도요타는 SNS 보급으로 정보수집 방법이 다양해져 전시회를 통해 소비자를 끌어들이는 효과가 비용에 비해 미미하다는 판단에 따라 불참을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첨차 위축되는 일본의 자동차 시장. 특히 연이은 불참 소식에 '도쿄모터쇼'는 위기에 직면했다. 과연 일본 정부는 이러한 흐름을 인식하고 영리한 해결책을 제시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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