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최지민] 지난 3월, 인도네시아 수마트라 섬 아체 주 수불루살람 시 술탄 다울랏 지역의 팜오일 농장에서 덫에 걸 몸에 수십 발의 총탄이 박히는 등 끔찍한 학대를 당한 흔적이 있는 오랑우탄 모자가 발견되는 일이 있었다.

온몸에 총탄 박힌 어미 오랑우탄 [수토포 푸르워 누그로호 인도네시아 국가재난방지청(BNPB) 대변인 트위터 캡처=연합뉴스]
온몸에 총탄 박힌 어미 오랑우탄 [수토포 푸르워 누그로호 인도네시아 국가재난방지청(BNPB) 대변인 트위터 캡처=연합뉴스]

당시 '호프'(Hope·희망)란 이름이 붙여진 30살의 암컷 오랑우탄은 74개의 탄환 가운데 10개만 제거하고, 나머지는 그대로 몸에 박힌 채였다.

1. 탄환 10개만 제거하고 나머지는 박힌 채로 생활한 ‘호프’

인도네시아 수마트라섬의 오랑우탄 재활센터 관계자는 "나머지 64개의 탄환은 호프의 몸 전체에 퍼져 있다"며 "이를 제거하려는 것은 쇠약해진 호프의 상태를 더 악화시킬 수 있고 감염 우려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남은 탄환은 중요 장기에 박혀 있는 것이 아니라서 현 상태에서 건강을 회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공기총 74발 맞은 인도네시아 오랑우탄, 기력 회복[연합뉴스제공]
공기총 74발 맞은 인도네시아 오랑우탄, 기력 회복[연합뉴스제공]

그는 또 "호프는 이제 평상시처럼 식사하고 우리에 매달릴 수 있게 됐다"며 "심리적인 트라우마 치료에 주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2. 호프의 새끼 오랑우탄은?

생후 1개월 된 호프의 새끼는 어미와 마찬가지로 발견 당시 외상이 컸던 데다 영양실조까지 심각해 보호시설로 옮겨지던 중 목숨을 잃었다.

다치고 굶주린 채 발견된 새끼 오랑우탄[수토포 푸르워 누그로호 인도네시아 국가재난방지청(BNPB) 대변인 트위터 캡처=연합뉴스]
다치고 굶주린 채 발견된 새끼 오랑우탄[수토포 푸르워 누그로호 인도네시아 국가재난방지청(BNPB) 대변인 트위터 캡처=연합뉴스]

3. '야생 상태 절멸(Extinct in the Wild)'의 바로 앞 단계 ‘수마트라 오랑우탄’

수마트라 오랑우탄은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이 지정한 '심각한 위기종(Critically Endangered)'이다. 심각한 위기종은 '야생 상태 절멸(Extinct in the Wild)'의 바로 앞 단계다.

수마트라섬의 야생 오랑우탄은 개체 수가 급감해 현재는 1만 3천여 마리밖에 남지 않았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농장 개간과 제지를 위한 벌목 등으로 서식지가 급속히 훼손된 결과다.

인도네시아 열대우림 주변에선 서식지를 잃은 야생동물과 농작물을 키우는 주민 간의 갈등이 끊이지 않고 있으며, 일부 농민은 오랑우탄을 해로운 동물로 간주해 보이는 대로 죽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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