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난 당한 돈 신고했다가 1천억대 불법 도박 사이트 적발 당한 일당들 [시선톡]
도난 당한 돈 신고했다가 1천억대 불법 도박 사이트 적발 당한 일당들 [시선톡]
  • 보도본부 | 이호 기자
  • 승인 2019.07.09 1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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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선뉴스 이호] A(40) 씨는 2017년 12월부터 지난해 10월까지 해외에 서버를 두고 필리핀 호텔의 카지노를 생중계하는 방식의 ‘아바타 카지노’ 등 도박 사이트를 운영했다. 

내연녀인 B(36) 씨와 동서 C(34) 씨는 도박사이트 운영 수익금 8억여원과 22억3천여만원을 각각 A 씨로부터 수수한 뒤 국내 조직원 및 투자자에게 분배하고, 가상화폐 거래를 통해 자금을 세탁하는 등 나름 체계적인 조직까지 갖췄다. 

그런데 이들의 범죄 행위는 엉뚱한 곳에서 발각되었다. B 씨와 언니, 동생하던 사이인 D(33)  씨는 지난해 8월 B 씨의 집에서 지내다가 붙박이장에 있던 현금 뭉치 중 7천800만원을 훔쳐 달아났다.

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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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 씨는 이 돈이 도박사이트 운영으로 벌어들인 범죄수익이기 때문에 신고는 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을 했다. 하지만 D 씨의 생각은 틀렸다. B 씨는 D 씨가 돈을 훔쳐간 것을 알아채고는 바로 경찰에 신고했기 때문이다. 

D 씨는 곧 붙잡혔고 검찰은 D 씨를 송치 받아 조사하는 과정에 훔친 돈이 A 씨가 운영하는 도박사이트의 범죄수익이라는 진술을 확보했다. 그리고 절도 피해자였던 B 씨를 피의자 신분으로 전환, B 씨의 집을 압수 수색을 하는 등 강제수사를 시작했다.

검찰은 이 과정에서 A 씨의 도박사이트 운영 공범에 대한 수익배분표, 범죄수익금 입금 통장, 수천만원의 현금 뭉치 등을 확인하였고 결국 A 씨 조직에 대한 전모를 파악할 수 있었다. 

B 씨와 C 씨는 A 씨로부터 받은 돈을 가상화폐에 투자해 자금세탁을 하는 동시에 거액의 수익을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가상화폐 투자를 통해 원금의 2∼3배에 달하는 이익을 얻었다고 검찰 관계자는 설명했다.

또한 검찰은 A 씨의 도박사이트에 입금된 자금 1천억원 중 360억원 상당이 서울, 경기 남부 등 여러 곳에서 현금으로 인출된 점으로 미뤄 자금세탁 공범이 더 있으리라 보고 지속해서 수사할 계획이며 수원지검 인권·지식재산범죄전담부(김욱준 부장검사)는 도박공간 개설 등의 혐의로 A 씨를 기소 중지하고, 인터폴을 통해 적색수배 했다고 9일 밝혔다.

또 B 씨와 C 씨를 범죄수익 은닉의 규제 및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구속기소 했으며 현금으로 인출한 범죄수익금 일부인 48억 9천여만원 상당의 부동산, 예금채권, 가상화폐, 자동차, 명품백 등을 추징보전 조처했다.

또한 이 사건과 관련, A 씨의 의뢰받아 불법 환전을 한 환전업자를 외국환거래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기소 하고, 또 다른 자금세탁책 2명을 기소중지, 4명을 참고인 중지한 상황이다. 

D 씨는 자신이 훔친 돈의 성격을 제대로 알고 있었다. 일반적이라면 경찰에는 신고를 하지 못했을 돈이다. 하지만 B 씨는 거기까지 생각을 하지 못했던 건지 아니면 너무나도 그 돈이 아까웠던 것인지는 모르지만 불법적인 돈을 도난당했다고 경찰에 신고해 스스로 자신의 손목에 수갑을 채운 꼴이 되어 버렸다. 거기에 A 씨까지 수배되었으니 이 조직은 그야말로 일망타진되었다고 볼 수 있겠다.

경찰에겐 행운이 A 씨와 B 씨, C 씨에게는 날벼락이 된 이번 사건. 반드시 A 씨까지 모두 검거되어 불법 도박사이트의 한 뿌리라도 자를 수 있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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