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이호] 구약성서에서 이스라엘 민족은 우상숭배에 빠졌고 이에 여호와는 이스라엘 사람들을 블레셋인들에게 지배받도록 내버려 두었다. 

하지만 여호와를 사랑하는 이스라엘 백성들이 있었고 이들에게 여호와는 힘이 센 삼손을 내려 주었고 삼손은 신이 준 괴력으로 블레셋인들을 처단하였다. 블레셋인들은 삼손을 죽이려 했지만 번번이 실패했는데 이에 삼손의 애인인 데릴라를 돈으로 매수하여 약점을 알아내게 시켰다. 데릴라는 삼손을 조르고 졸라 그의 약점이 머리카락인 것을 알게 되었고 데릴라는 그를 자기 무릎 위에 재운 다음 머리카락을 잘라 힘을 잃게 만들었다. 

이 이야기에서 나오는 블레셋인들은 이스라엘 민족을 괴롭히고 이스라엘 민족에게 철천지원수로 여겨지고 있다. 다윗과 골리앗의 골리앗이 블레셋인이었으며 데릴라 역시 블레셋인이다. 

성서에는 블레셋인들에 대해 악인으로 묘사를 하고 있는데 정작 이들의 기원이 어디인지는 성서에 언급되어 있지 않으며 현재 그리스 크레타섬으로 추정되는 '갑돌(Caphtor)'이라는 곳에서 왔다는 것이 알려진 전부다. 

때문에 블레셋인들의 발원지가 어느 곳인지를 두고 갖가지 설이 제기되었었는데 독일 연구팀이 블레셋인 유골에 대한 유전자 분석을 통해 논란을 잠재우게 되었다. 

아슈켈론 블레셋인 유골 발굴 현장 (멜리사 아자/리언 레비 아슈켈론 탐사단 제공)
아슈켈론 블레셋인 유골 발굴 현장 (멜리사 아자/리언 레비 아슈켈론 탐사단 제공)

독일 막스 플랑크 인류역사과학 연구소는 이 연구소 고고유전학자 미칼 펠드만이 이끄는 연구팀이 고대 항구도시 아슈켈론에서 발굴된 청동기와 철기 시대 블레셋인 유골을 분석해 블레셋인들이 기원전 12세기 무렵에 남부 유럽에서 동부 지중해 연안인 레반트로 이주해온 것으로 결론을 내리고 이를 과학저널 사이언스 어드밴시스(Science Advances) 최신호에 실었다고 밝혔다. 

아슈켈론은 블레셋의 5대 도시 중 한 곳으로 하버드 셈족 박물관의 리언 레비 조사단이 1985년부터 30년 넘게 발굴을 진행해 온 곳으로 조사단은 이곳 무너진 가옥 등지에서 100여구가 넘는 유골을 발굴해 막스 플랑크 연구소로 보낸 바 있다.

연구소 측이 청동기 시대와 철기시대 유골 10구의 속귀 뼈 등에서 DNA를 채취해 유전자 분석을 진행한 결과 당시 현지인이던 레반트인들의 유전자는 시기와 관계없이 공통으로 나왔으며 철기시대 초기 유골에서는 그 이전 청동기시대 유골에는 없던 유럽인의 유전자가 검출됐다.

이는 청동기시대 말기나 철기시대 초기에 유럽인 유전자가 아슈켈론에 살던 사람들에게 유입됐음을 의미하는 것으로 고고학적 기록상 블레셋인들이 레반트에 도착한 시기와도 일치한다. 하지만 철기시대 후기 유골에서는 유럽인 관련 유전자를 더 찾을 수 없었다. 

이를 두고 블레셋인들의 발원지는 남부 유럽이 맞지만 오래지 않아 현지인들의 유전자로 희석됐을 것으로 보고 있다. 

논문 제1저자인 펠드만 연구원은 "이번 연구로 남부 유럽인이 타당한 출처로 제시됐지만 추가 샘플 연구를 통해 아슈켈론 사람들에게 유입된 유럽인 유전자에 관해 더 정확하게 밝혀낼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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