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박진아] 가족과 함께 할 때, 혼자서 울고 싶을 때, 사랑하는 연인과 로맨스를 한껏 더 즐기고 싶을 때, 당신은 어떤 영화를 선택하나요? 많은 영화들 속에서 결정을 내리기 어려운 당신에게 무비레시피가 영화를 추천, 요리합니다.  

최근 배우 전미선씨에 대한 비보가 들렸습니다. 심적으로 어려움을 겪었던 것인지 정확한 이유에 대해서 알려진 것은 없지만, 그녀의 소식에 연예계를 비롯해 많은 사람들이 안타까움을 전했습니다. 그러다 문득, 제가 한때 좋아했던 배우가 생각났습니다. 너무 오래전 우리 곁을 떠난 배우 故이은주 입니다. 오늘은 호불호는 있지만 그녀의 유작이기에 더 많이 마음이 갔던 영화 <주홍글씨>에 대해서 알리려고 합니다. 

<영화정보>     
주홍글씨(The Scarlet Letter, 2004)
스릴러, 멜로/로맨스 // 2004.10.29 개봉 // 한국
감독 – 변혁
배우 – 한석규, 이은주, 성현아

<가질 수 없는 사랑일 수록 탐이 난다>
{여자가 그 나무를 본즉 먹음직도 하고 보암직도 하고 지혜롭게 할 만큼 탐스럽기도 한 나무인지라 여자가 그 실과를 따먹고 자기와 함께 한 남편에게도 주매 그도 먹은지라. - 창세기 3장 6절}

세상에 거칠 것 없는 남자 기훈. 강력계 형사인 그에게는 단아하고 순종적인 아내 수현(엄지원)과 도발적이고 매혹적인 정부 가희(이은주)가 있고, 탄탄한 성공가도 또한 보장되어 있다. 그런 그에게 한 건의 살인사건이 맡겨진다. 남편이 살해된 상황에 직면한, 창백한 미망인 경희(성현아). 속내를 알 수 없는 묘한 여자이다. 치정살인을 의심한 기훈은 경희를 용의자로 여기고 사건에 접근해간다. “결혼생활에 문제가 있었나요? 애인 있죠? 사랑합니까, 그 사람?”기훈의 공격적 수사가 진행되지만, 사건은 점점 미궁으로 빠져든다.

한편, 아내의 임신 사실을 알게 된 기훈은 가희와의 관계를 정리하려 하지만, 자기 자신이 가희에게 얼마나 깊이 중독되어 있는지 확인하게 될 뿐이다. 도회적이고 화려한 외향 속에 고독한 내면을 가진 가희는 삶의 유일한 이유인 기훈과의 사랑이 흔들리기 시작하자 절망과 고통을 느낀다. 기훈의 아내 수현은 그 모든 사실을 아는지 모르는지 자신만의 비밀을 품은 채 폭풍 속 고요같은 시간을 이어간다.

긴장과 불안의 시간이 흐르는 가운데, 세 여자 각자의 충격적 비밀이 하나 둘 실체를 드러내고... 반전의 소용돌이에 휩싸이는 치정살인사건과 함께 치정로맨스도 파국을 향하는데... 기훈과 수현 그리고 가희의 관계는 어떻게 될까. 또 치정사건인 것 같은 경희의 사건은 어떤 결말이 될까. 

<하고 싶은 이야기>
- 이은주를 그리워 한다면 

영화의 내용을 떠나, 배우 이은주의 매력을 추억할 수 있는 영화입니다. 노래를 부르는 모습이라든지 그녀가 걷는 걸음, 웃는 미소까지도 그녀를 추억하고 기억하고 싶은 사람들이라면 충분히 느낄 수 있을 겁니다. 

- 영화에 너무 빠져들지 마세요 
사실 영화를 보고나면 기분이 ‘썩’ 좋지는 않습니다. 개인차가 있을수도 있겠지만, 저는 그 기분이 꽤 오래갔습니다. 故이은주의 사인에 대해서 아직까지도 많은 추측이 있을 수 있겠지만, 개인적으로는 작품에 빠져들었던 그녀의 감정이 영화를 본 뒤 우리가 느끼는 감정의 100배 이상은 되지 않았을까 생각해 봅니다. 영화는 영화일 뿐. 너무 빠져들지 마십시오. 

25살이라는 꽃다운 나이에 세상을 떠난 그녀 이은주. 가끔 그녀가 남긴 작품을 보고 있으면, 여전히 그녀를 대체할 만 한 배우는 아직 없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다시는 그녀를 볼 수 없지만, 그녀를 기억할 수 있는 작품들이 있다는 것에 그녀를 오늘도 이렇게 기억해 봅니다. 

SNS 기사보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