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방학이 다가오면서 대학 입시를 앞둔 고3학생들은 수능 준비에 마지막 박차를 가할 계획을 세운다. 특히, 체육과 미술 등 예체능 학생들은 실기 및 오디션 준비까지 병행해야 하므로  방학이 더 바쁜 일상이 되곤 한다. 특히 입시 미술을 준비하는 학생들은, 대부분 학원을 통해 전문적인 미술 스킬을 배운다. 이 외에도 창의력과 발상의 전환 등을 위해 미술 학원을 찾는 유치원생, 초등, 중등학생들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그 중에서도 미대 입시생들은 정해진 시간 내에 완벽한 작품을 완성할 수 있어야 하다보니, 하루에도 몇 십 장의 연습 결과물을 소화해 내야 한다. 그러나 미술은 입시 경쟁과 돈벌이의 수단이기 이전에 ‘예술의 한 분야’다. 이는 자신의 생각과 감정, 상상력을 표현해 내는 매개체로, 흰 종이와 물감만이 아닌, 다양한 기법으로도 충분히 완성될 수 있다. 따라서 미술에는 정해진 답이나 범주가 존재하지 않으며, 자유로움이 담겨있다고 할 수 있다. 

이와 관련해 광주 폴링인아트센터 박지희원장을 만나 미술과 다양한 매체의 융합교육에 대한 이야기를 나눠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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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링인아트센터 박지희원장 

Q. ‘폴링인아트센터’의 설립 취지는 무엇인가

A. 특정 목적만을 위한 그림보다는, 행복한 마음을 표현할 수 있는 그림의 의미를 알리고자 설립하게 되었다. 나 역시 미대 입시 진학을 위해 입시 미술을 거쳤지만, 스킬 위주의 미대입시 교육에 회의감을 느끼고 어려워했던 기억이 있다. 목적이 뚜렷하지 않거나, 혹은 완벽성이 떨어지는 그림이라 하더라도, 자신의 행복한 마음을 표현할 수 있는 그림이 ‘진짜 작품’이라는 것을 알려주고 싶었다.

Q. ‘폴링인아트센터’의 주요 교육 대상과 주요 프로그램은 무엇인가

A. 교육 클래스는 유치부와 초등부, Artist Class 세 가지로 나뉜다. 유치부에는 4세~7세 연령의 아이들이 있으며, 초등부는 초등학교 1,2,3학년 학생들의 클래스다. Artist Class에는 초등부 4, 5, 6학년과 중, 고등부 학생들이 미술을 배운다.

주요 프로그램은 아동심리미술을 기반으로 한다. 아이의 심리를 파악한 뒤 성향을 분석하는 자료로 미술을 활용한다. 해당 프로그램은 소수정예로 진행하며 연령별, 성향별로 교육 과정이 준비되어 있다. 이를 통해 '과정 중심의 미술 교육'으로 학생 스스로 생각하고 재료를 선택하여 기획하며, 스스로 생각한 결과물을 만드는데 도움을 주고 있다.

이러한 수업은 학생들이 기술과 스킬에 연연한 미술 수업이 아니라, 자신의 생각을 표출하고 표현 할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으며, 나아가 어떠한 분야에서 소속되더라도, 유연하고 확장된 사고로 임할 수 있는 사고력을 길러준다고 확신한다.

Q. ‘폴링인아트센터’만의 특징과 강점은 무엇인가

A. 먼저, 본 원 에서는 독서를 통한 배경지식의 성장과 함께, 현대미술교육을 실시한다. 독서 미술과 현대미술의 융합교육은 아이의 배경지식과 자존감을 올려주고, 새로운 기법과 재료의 즐거움을 충분히 느끼게 할 수 있다. 독서는 아이의 배경지식을 키우고, 이 과정에서 자연 생태 수업을 통해 현상에 대한 이해력을 높여준다. 다독을 통해 자신만의 표현 시간을 많이 가진 학생은, 사물을 정확하게 볼 줄 알고 감정 표현에도 서투르지 않은 모습을 보인다. 

'ART PROJECT' 수업 역시 본 원이 선보이는 특별한 프로그램이다. 해당 수업은 매달, 유치부 초등부 모두에게 적용되는 현대 미술 수업으로, 어린 작가들이 예술을 가까이 하길 바라는 마음으로 기획된 커리큘럼이다. 본 수업에서는 피카소, 고흐, 샤갈 등 유명 화가에 대해서 알아가는 것은 물론, 현대 작가들의 작품도 동시에 접할 수 있다. 본 수업은 아이들이 수업 내용을 정확히 기억하거나 외우지 않아도 예술을 향유할 수 있고, 스스로의 눈과 마음을 통해 아름다운 것을 보고 느끼는 아이로 자라게 하는 데 목적을 둔다.

▲폴링인아트센터 수업 모습 

Q. ‘폴링인아트센터’에서 가장 우선으로 보는 가치관과 철학은 무엇인가

A. '예술이란 특별한 것이 아닌, 우리 모두가 향유할 수 있는 것'이라는 것이 본 원이 추구하는 미술 교육 철학이다. 특히, 미술 시간을 통해 학생들이 세상의 아름다움을 느끼고, 마음이 넉넉한 아이로 자라길 바라는 마음이지만, 그 기반에는 학부모가 첫 번째로 존재한다고 생각한다. 따라서, 학부모님들께 매달 수업 진행 계획을 미리 알려 드리고, 학생의 수업 진행 과정에 대한 피드백을 제공하고 있다. 여기에 앞서 말했듯, 학생 개개인의 관심분야에 맞는 좋은 책을 추천해 학부모가 도서를 아이와 함께 알아보고 내용을 공유하며 아이의 생각과 마음을 들여다보게 하는 과정을 권유한다.

Q. 본 원을 운영하며 가장 기억에 남는 사례가 있다면 무엇인가

A. 지난 3월 초등부를 대상으로 프랑스 작가 로랑모로의 '무슨 생각하니?'라는 책을 읽고 자신의 마음을 캔버스에 담는 수업을 진행했다. 이 때 한 아이가 울고 있는 그림을 그려 그 이유를 물어보았다. 아이는 '1년 전, 친구가 장난으로 계단에서 밀어서 넘어 졌는데 그 친구가 넘어진 자신을 보고 마냥 즐거워하며 웃어서 너무 속상했다'라고 털어놨다. 바로 아이의 감정을 공감해주고, '시간이 지났지만 그 때를 생각하면 마음이 아프구나.'라고 마음을 읽어주었다. 그리고는 수업이 끝날 때쯤에는 용기 내어 서운했던 일을 그 친구에게 이야기하고, 화해를 해보겠다는 다짐도 들었다. 이후 학부모께서 상담을 오셨을 때 이 일화를 전했더니, 매우 놀라시며 앞으로 아이와 이야기하는 시간을 많이 갖겠다는 답변도 들었다. 미술은 내면의 기억을 반영하는 매개체이다. 학생과 교사, 학부모가 서로를 한 발짝 알아가는 시간과, 귀중한 경험의 매개체가 될 수 있다는 것을 몸소 느꼈다.

Q. 앞으로의 목표가 있다면

A. 아이들이 자신만의 예술을 표출할 줄 아는 행복한 사람이 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목표다. 예술은 어려운 분야가 아니며, 특별히 멋져야 하는 것도 아니다. 누군가를 위한 미술보다는 자신의 생각을 풍부하고 자유롭게 표현하는 수단이다. 따라서 향후 본 원을 운영하며 아이들이 표현의 즐거움을 느끼고, 작가의 마인드를 함양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자 한다.

Q. 마지막으로 해당 인터뷰 기사를 접하게 될 독자에게 전할 말이 있다면

A. 부모님들에게 '잘 그리지 않은 그림'이나 '잘 그리지 않아도 되는 그림'의 소중함을 전하고 싶다. 아이의 작품은 곧 아이의 자존감이라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 어른들의 잣대로 아이들의 그림을 평가하지 않길 권유한다. 더불어 행복하고 마음이 튼튼한 아이로 자랄 수 있도록 아이가 몰입의 시간을 온전히 느낄 수 있도록 해주시고, 표현의 시간을 존중해 주시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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