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심재민] 미·중 무역 갈등이 심화하면서 중국 내에 미국차인 포드 차량에 대한 불매 운동 양상이 두드러지고 있다. 이에 재고가 쌓이면서 중국 내에서 포드 차량을 생산, 판매하는 창안포드는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40% 할인 판매에 나섰다.

지난 12일 인터넷 매체 펑파이(澎湃)에 따르면 중국에서 포드의 차량을 생산, 판매하는 창안포드의 5월 판매량은 7천418대로 작년 같은 달의 3만366대보다 무려 75.6% 급감했다. 아울러 창안포드의 1∼5월 판매량은 5만9천15대로 작년 동기대비 70.3% 감소했다.

포드 [연합뉴스 제공]
포드 [연합뉴스 제공]

미국과 중국의 무역 전쟁이 격화하고 중국 소비자의 대미 감정이 악화하는 가운데 현재와 같은 추세가 이어진다면, 포드의 올해 판매량은 10만대 초반 수준에 머무를 것으로 보인다. 이는 사상 최고 판매량을 기록한 2016년의 10분의 1에 불과한 수준이다.

물론 포드의 판매 부진은 중국 자동차 시장 위축, 전기차 등 신에너지 차량을 중심으로 한 시장 재편, 가성비를 앞세운 중국 토종 자동차 업체들의 시장 점유율 확대 등 움직임과도 관련이 있다. 하지만 다른 자동차 메이커들과 비교해 현저하게 포드 브랜드 차량의 판매량이 급감하고 있어 미·중 무역 분쟁 심화가 포드의 실적 부진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게다가 최근 들어 창안포드는 중국 규제 당국으로부터 반독점법 위반으로 1억6천280만 위안(약 277억원)의 벌금을 맞았는데, 이번 조치가 미국 기업을 향한 중국 정부의 사실상의 첫 구체적 보복 조치라는 해석이 나오기도 한다. 이에 향후 중국 소비자들이 포드 브랜드 차량 구매를 더욱 꺼리게 하는 요인이 될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됐다.

뭐 중국 당국이나 관영 매체들이 노골적으로 포드 불매 운동을 부추기고 있는 것은 아니지만 중국 인터넷에서는 포드차 불매를 촉구하는 글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실제로 중국 인터넷에서 일부 누리꾼들은 미국의 포드 브랜드가 붙은 창안포드 차량 역시 사서는 안 된다고 주장하고 있다.

포드 '머스탱' [포드 제공]
포드 '머스탱' [포드 제공]

이러한 상황이 지속되자 중국 내 포드 자동차의 재고가 쌓이기 시작했다. 따라서 미국 자동차 회사 포드가 재고 물량을 줄이기 위해 신차까지 최대 40% 할인된 값에 출고하고 있다고 중국경제주간이 21일 전했다.

이 보도에 따르면 포드의 중국 합작 법인인 창안포드는 최근 재고 감소 차원에서 일부 판매상들에게 30∼40% 할인된 값에 차량을 공급하고 있다. 심지어 할인 대상에는 신형인 포드 포커스 등 차량도 포함되어 있어 놀라울 따름이다.

장기화 되는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 이로 인한 경제적 악영향이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과연 양 국은 원만한 합의를 도출해 심하게 꼬인 매듭을 풀어낼 수 있을지, 전 세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한편, 미국과 중국은 일본 오사카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담을 계기로 무역협상에 다시 나설 것으로 추측되고 있다.

SNS 기사보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