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사건을 빨리 끝내고 싶어 정준영의 여자친구 불법촬영 혐의를 부실수사한 사실이 드러났다.

13일 경찰에 따르면 당시 정씨 사건을 담당한 서울 성동경찰서 소속 A(54) 경위는 정씨의 변호사 B(42)씨에게 "휴대전화를 분실한 걸로 쉽게쉽게 하자"고 먼저 제안했다. A경위는 B변호사로부터 식사 접대도 받았다. 결국 사건은 보통 몇 달씩 걸리는 통상적인 성범죄 수사 기간보다 훨씬 짧은 17일 만에 마무리됐다. 핵심 증거물인 휴대전화조차 확보하지 않았다.

[출처_위키백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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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은 A경위와 B변호사를 직무유기 공범으로 검찰에 송치했지만 A경위가 B씨에게 이같은 제안을 하게 된 동기를 명확히 밝혀내지는 못했다.

경찰 관계자는 "두 사람 모두 혐의와 공모 사실을 부인하고 있어 정확한 이유를 파악할 수는 없었다"며 "이들의 주거지와 계좌 내역 등을 압수수색해 들여다봤지만, 두 사람 간에 식사 접대 외에 금품 등이 오간 사실은 발견되지 않았고 윗선에서 부당한 지시가 내려온 사실도 파악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정준영이 당시 범행에 사용한 휴대전화를 누가 '공장 초기화'해 증거를 인멸했는지도 밝혀지지 않았다.

B씨는 정씨가 여자친구를 불법 촬영하는 데 사용한 휴대전화를 경찰에 임의제출하지 않고 사설 업체에 포렌식을 의뢰해 다음 날 이를 건네받았다.

이후 B씨는 이른바 '클럽 버닝썬 사건'이 불거진 뒤 정준영이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 혐의로 다시 입건된 직후인 2019년 3월 10일까지 약 2년 7개월간 해당 휴대전화를 자신의 사무실에 보관했다.

정준영의 소속사 직원들은 경찰 조사를 앞두고 B변호사와 B씨 사무실 직원 등으로부터 휴대전화를 건네받아 안에 담긴 내용을 확인한 것으로 드러났다.

정씨가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대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한 다음날인 3월 15일에야 B씨는 문제의 휴대전화를 경찰에 제출했지만 경찰은 해당 휴대전화가 제출 전 '공장 초기화'돼 데이터 대부분을 복구할 수 없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경찰은 그동안 B씨가 공장 초기화를 한 것으로 보고 수사해왔으나, 증거인멸 혐의에 대해서는 불기소 의견으로 송치했다.

13일 경찰에 따르면 당시 정씨 사건을 담당한 서울 성동경찰서 소속 A(54) 경위는 정씨의 변호사 B(42)씨에게 "휴대전화를 분실한 걸로 쉽게쉽게 하자"고 먼저 제안했다. A경위는 B변호사로부터 식사 접대도 받았다. 결국 사건은 보통 몇 달씩 걸리는 통상적인 성범죄 수사 기간보다 훨씬 짧은 17일 만에 마무리됐다. 핵심 증거물인 휴대전화조차 확보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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