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심재민 / 디자인 최지민] 빨간색은 소방차 또는 주의 문구처럼 사람의 눈에 잘 띄어야 하는 곳에 사용된다. 이는 인간이 빨간색을 쉽고 강하게 인식하기 때문이다. 여기에는 몇 가지 이유가 거론된다.

빨간색은 자연 속에서 유독 강렬하고, 매력적이며 인상 깊은 색이기 때문에 오랜 옛날부터 인류는 빨간색에 강한 자극을 받았다.

우선 피와 같은 색이기 때문에 인류는 빨간색에 생명에 대한 상징성을 부여하기 시작했고, 특히 고대인들은 질병과 화를 막아주는 등 어떤 주술적인 힘이 있다고 받아들이기도 했다. 때문에 붉은색 벽화와 장신구 등 다수의 유물과 유적이 발견되기도 한다. 먼 과거부터 인류에게 강렬한 자극을 주었던 빨간색. 그래서 빨강은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색의 이름이다. 또한 color(컬러)라는 어원 속에 붉은색이라는 의미기 포함되어 있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빨간색이 인간에게 강렬하게 다가오는 데에는 인간의 진화와도 연관이 있다는 전문가들의 의견도 있다. 유인원으로 알려진 원숭이와 침팬지. 원숭이와 침팬지 등 유인원의 암컷은 배란기가 되면 에스트로겐 수치가 높아지며 얼굴과 엉덩이가 빨개진다. 그리고 수컷들은 이를 유혹의 신호로 받아들여 암컷과 수컷 간 교미가 이루어진다.

전문가들은 유인원과 비슷한 태초의 인류 역시 이러한 과정 속에서 ‘빨간색’을 자연스럽게 강렬한 색으로 인식해 왔을 것이라고 말한다. 이것이 후세 인류들에 영향을 미쳐 빨간색에 빠르게 눈이 가게 된 것이라는 추측이다. 이러한 진화 과정에서 ‘빨간색’에 대한 강렬한 인식이 생겨, 사랑, 욕망, 유혹의 상징으로 빨간색이 널리 사용되기도 한다.

인간이 빨간색에 느끼는 자극. 이것은 프랑스에서 하나의 재밌는 실험 결과로 도출되기도 했다. 프랑스 남브르타뉴대 연구진은 빨간색이 인간에게 주는 자극과 호감을 실험하기 위해 빨간색 옷을 입은 종업원과 그렇지 않은 종업원을 두고 서빙을 하게 했다. 그 결과 빨간색 옷이나 장신구를 착용한 종업원이 그렇지 않은 종업원에 비해 팁을 30% 이상 더 많이 받았다.

이 소소한 실험이 빨간색이 지니는 강렬함을 100% 증명하는 것은 아니지만, 분명 사람들의 인식에 크게 작용한다는 것을 보여주는 결과임에는 틀림없다.

빨간색에 유독 강렬함을 느끼고 눈길이 가는 인간. 자연 속에서 또 인체에서 발현되는 다양한 빨간색이 오랜 세월 동안 삶에 그리고 인식에 녹아들었기 때문이 아닐까?

SNS 기사보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