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조재휘 / 디자인 이연선] 봉준호 감독이 영화 ‘기생충’으로 프랑스 칸에서 열린 제72회 칸영화제에서 대한민국 영화 역사 최초로 황금종려상을 수상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경쟁부문 초청작 중 심사위원단이 선정한 최고의 작품에 황금종려상이 주어지는데 ‘기생충’이 올해 최고의 작품으로 상을 받은 것이다. 이렇게 우리나라 감독이 세계적으로 명성을 떨치는 가운데 과연 우리나라의 역사를 잇는 역대 영화감독들은 누가 있는지 살펴보도록 하자.

나운규의 <아리랑(1926)>은 한국 영화의 시금석이라 평가받는다. 그전에도 3편의 영화 참여 경험이 있던 나운규는 불과 24세라는 젊은 나이에 흥행, 완성도, 주제 의식, 일제에 대한 저항 의지까지 두루 갖추어 어디에 자랑해도 손색이 없는 이 걸작을 발표함으로써 '한국 영화의 아버지'라 불리기 손색이 없는 위업을 수립했다.

그리고 유현목은 1세대 한국영화감독으로써 검역 속에서 어떻게 영화를 찍어야 하는지 그리고 체제의 억압 속에서 영화가 어떻게 기능해야 하는지를 보여준 감독이다. 대표작으로 <오발탄(1961)>, <카인의 후예(1968)> 등이 있다.

1960년대에는 가장 위대한 작품으로 김기영의 <하녀(1960)>를 꼽을 수 있다. 이 작품은 그야말로 시대를 뛰어넘은 서스펜스 영화의 걸작이며 리메이크된 작품조차 이 작품에 견주면 졸작이라는 평론이 수두룩하게 나올 정도다. 대표작으로 <화녀(1971)>, <이어도(1977)> 등이 있다.

그리고 1970년대 후반부터는 임권택이 두각을 드러낸다. 그의 <만다라(1981)>는 대대적인 호평을 받았고 <씨받이(1987)>는 아시아 태평양 영화제 감독상을 거두는 쾌거를 이룩했다. 이후에도 <아제 아제 바라아제(1989)>, <서편제(1993)>, <취화선(2002)> 등을 만들어 낸다.

현재도 한국 영화감독들의 활약이 이어지고 있는데 박찬욱은 ‘만들어내는 미장센은 신비로우면서 환상적이며 관능과 금기를 넘나들며 고혹적이면서 우아하다’는 평을 듣기도 했다. 대표작으로 <올드보이(2003)>, <박쥐(2009)>, <아가씨(2017)> 등이 있다. 특히 <아가씨>는 국내에서 드문 소재인 동성애 코드의 영화임에도 불구하고 흥행에 성공했다.

그리고 이창동은 감독한 영화마다 흥행과 평론에서 모두 뛰어난 성과를 얻음은 물론, 외국 영화제에서도 다수 수상하며 세계적인 거장의 반열에 올랐다. 대표작으로 <박하사탕(1999)>, <오아시스(2002)>, <밀양(2007)> 등이 있다.

앞서 언급했던 봉준호는 대중과 평단 양쪽 모두에서 격찬을 받는 드문 감독으로 평가받는다. 현대 한국 사회에 대한 이야기를 하며 새로운 세계를 보여주는데 대표작으로 <살인의 추억(2003)>, <괴물(2006)>, <옥자(2017)> 등이 있다.

우리나라의 영화감독들이 세계의 유명 영화제에서 수상하는 등 한국영화감독의 발전은 현재진행형이다. 하지만 급격한 산업의 변화로 인한 노장 감독의 부재와 성공적으로 데뷔작을 만들어내지 못하면 소모품으로 전락하게 되는 신인 감독들의 처지는 아직 해결해야 할 문제로 남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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