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 민경욱 대변인이 헝가리 다뉴브강에서 발생한 유람선 참사와 관련, "일반인들이 차가운 강물 속에 빠졌을 때 골든타임은 기껏해야 3분"라고 언급해 논란이 일고 있다.

지난 31일 오후 민 대변인은 "안타깝습니다. 일반인들이 차가운 강물 속에 빠졌을 때 이른바 골든타임은 기껏해야 3분입니다"라는 글만 올렸었다. 이후 인터넷 상에서는 실종자 수색과 구조작업이 한창인 상황에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제기됐고, '실종자 가족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라는 비판 글이 잇따랐다.

그러자 민 대변인은 1일 "안타깝습니다"라는 말을 빼고, 지난달 30일 긴급대책회의에서 헝가리 현지에 구조대 긴급 파견을 지시한 문 대통령의 발언이 현실과 맞지 않는다고 비판하는 취지의 글을 추가했다.

그러나 논란은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그렇다면 한국 정부는 아무런 대응도 하지 말라는 것이냐'는 등 민경욱 대변인의 이른바 '골든타임 3분' 발언을 둘러싼 논란이 가열되고 있다.

한국당을 제외한 여야 4당은 일제히 "재난으로 국민이 슬픔에 빠져있는 상황에 부적절한 발언"이라고 비난하고 대국민 사과를 촉구하고 나섰다.

더불어민주당 이재정 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헝가리 유람선 참사로 온 나라가 비탄에 빠진 가운데 민 대변인이 '골든타임은 3분'이라는 무책임한 발언으로 정쟁에 열을 올리고 있다"며 "한국당이 연이은 망언과 실언으로 국민께 고통과 상처를 주고 있는 가운데 이제는 당의 대변인까지 국민의 마음을 헤집고 나선 것"이라고 비판했다.

바른미래당 김정화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한국당의 역대급 막말 퍼레이드는 오늘도 경신 중"이라며 "국민을 상대로 더 참혹하게, 더 잔인하게, 더 비정하게. 이런 '저급한 감수성의 소유자'가 국회의원이라는 사실이 참담하다"고 꼬집었다.

민주평화당 박주현 수석대변인은 논평에서 "한국당은 입만 열면 막말, 실언을 쏟아낸다. 정치에도, 국민 정서에도, 재난구조에도 아무 곳에도 도움이 안 된다. 제발 입 좀 닫고 가만히 있기 바란다"고 비난했다.

정의당 정호진 대변인도 구두 논평에서 "재난 상황에 대한 일말의 공감능력도 없고, 더군다나 국민적 슬픔을 정쟁꺼리로 삼고자 한 악의적인 의도는 끔찍하다. 특히 세월호 참사 때와 다를 바 없는 인식과 태도에 국민들은 경악 그 자체"라며 대국민 사과를 촉구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이번 논란에 대해 한국당 민경욱 대변인은 "추가 대응을 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민 대변인의 발언과 태도 논란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민 대변인은 지난 4월 페이스북에 "오늘만 인제, 포항, 아산, 파주, 네곳에서 산불. 이틀 전에는 해운대에 큰 산불. 왜 이리 불이 많이 나나?"라는 글을 올렸다가 재난 상황에서 부적절하다는 항의가 이어지자 해당 게시물을 삭제했다.

박근혜 청와대 대변인이었던 그는 2014년 4월 16일 세월호 참사 발생 직후 긴급 브리핑을 준비하면서 "난리 났다"고 웃은 사실이 알려져 세간의 질타를 받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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