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용기 김정은이 문재인보다 낫다 발언 비판에 “달을 보지 않고 손가락을 본다”분노

31일 자유한국당 정용기 정책위의장이 "김정은 위원장이 지도자로서 문재인 대통령보다 더 나은 면도 있는 것 같다"고 주장했다가 역풍을 맞고 있다. 

정 정책위의장은 이날 충남 천안 우정공무원교육원에서 열린 제4차 국회의원·당협위원장 연석회의에서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하노이 회담 협상을 맡았던 김영철 노동당 통일전선부장과 김혁철 국무위원회 대미특별대표 등을 숙청했다는 언론 보도를 거론하며 이같이 말했다.

정 정책위의장은 "지도자로서 조직과 국가를 이끌어가려면 신상필벌이 분명해야 하는데 김정은은 잘못하니 책임을 묻는다"며 "북한 김정은에게서 야만성, 불법성, 비인간성을 뺀다면 어떤 면에서는 지도자로서 문 대통령보다 더 나은 면도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정 정책위의장은 이어 "문 대통령은 남북관계, 북한의 핵미사일 문제, 대일·대미관계가 엉망진창이 됐는데도 책임져야 할 사람에 책임을 묻지 않고 이번에 힘없는 외교부 참사관 한 명을 파면시켰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런 사태를 놓고 문 대통령은 문정인 대통령 통일외교안보특보, 서훈 국정원장, 정의용 청와대 안보실장, 강경화 외교부 장관에게 북한처럼 처형이 아니라 책임을 물어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 강조했다. 

그러더니 "이렇게 이야기하는 저도 대한민국 국회의원으로서 치욕스럽지만 역설적으로 제가 오죽하면 김정은은 책임을 묻는다는 점에서는 문 대통령보다 지도자로서 낫다고 말하겠는가"라고 발언했다. 

이에 참석자들 사이에서는 박수와 웃음이 나오는가 하면 옳다며 동의를 하는 의원들도 있었다. 하지만 일부 의원들은 '너무 심한 발언이다', '저건 좀 아니지 않나'라며 불편한 기색을 숨기지 않았다.

이 발언은 즉각 엄청난 역풍을 맞았고 민주당을 위시한 야 3당까지 ‘역대급 망언’이라며 맹비난 했다. 

이에 황교안 대표는 정 정책위의장의 해당 발언에 대해 "부적절한 측면이 많고 과한 부분이 있어서 국민들께 송구하다는 말씀을 드린다. 정 정책위의장 발언의 취지는 정부가 책임감 있게 행정을 해야 하고, 잘못한 부분에 대해서는 적절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부적절했다"며 유감을 표 했다. 

반면 정 정책위의장은 해당 발언을 놓고 여론의 비판이 쏟아지는 데 대해 "왜 달을 가리키는데 달을 보지 않고 손가락을 보는가. 본질을 이야기하기 위해 비유를 한 것이다. 김정은이 야만적이고 비인간적이라고 언급한 부분은 빼놓고 제가 김정은을 찬양했다고 본말전도·왜곡 보도를 하고 있다"며 불쾌해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