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이호] 백두산은 2002년부터 2005년까지 주변에서 지진이 3천여 회 이상 발생한 바 있다. 하지만 최근 횟수가 갑자기 줄어들면서 학계에서는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마치 폭풍전야와 같은 느낌이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북한의 과학자가 국제행사에 참석해 백두산의 당속 불안정성에 대한 의견을 내놔 화제가 되고 있다. 

현지시간으로 29일 김혁 북한 지진청 분과장은 영국 밀턴케인즈 치칠리홀에서 열린 ‘제4회 한·영 리서치 콘퍼런스’에 참가하여 "2016년부터 2018년까지 백두산 주변에서 모두 10회 지진이 났다. 땅속 민감도가 증가하고 있다"며 "땅속의 밀도, 중력과 자기장 변화 등을 면밀히 기록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백두산 천지(연합뉴스 제공)
백두산 천지(연합뉴스 제공)

땅속 민감도의 중요성은 백두산의 분화 가능성과 밀접하기 때문이다. 백두산의 분화는 일본의 훗카이도까지 영향을 주는데 946년 대규모 분화 당시 화산재로 인해 많은 인명과 경제적인 손실을 봤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백두산 연구에서 북한은 영국 과학계와 협력하고 있다. 북한과 협력 연구를 했던 영국 측 관계자는 "북한이 수십 년간 쌓아 놓은 자료를 얻었다"며 "북한 과학자들의 적극성이 엄청나다"고 말했다.

제임스 해먼드 영국 버벡대 교수는 "2006년부터 지진 횟수가 갑자기 줄었지만 원인이 정확히 파악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백두산은 지면이 최고 7㎝ 부풀어 올랐다는 보고가 있을 정도로 분화 가능성이 커지고 있는 상태다. 해먼드 교수는 2016년 북한 과학자들과 공동연구를 진행해 백두산 천지 5∼10㎞ 아래에 부분적 용융 상태의 마그마가 있으며 면적이 1천256㎢에 달할 것으로 추정한다는 결과를 국제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시스'(Science Advances)에 발표한 바 있다.

게다가 백두산 천지가 분화했을 때 피해를 키울 수 있다는 의견도 나왔다. 분화를 할 때 천지의 고인 물이 뜨거운 화산재나 마그마와 만나게 되면 다량의 수증기가 급속도로 발생하여 대규모 폭발이 일어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런 사례는 이미 1995년 뉴질랜드, 2010년 아이슬란드에서 발생한 바 있다고 에이미 도너반 영국 케임브리지대 박사는 말했다. 

또한 영국 연구진은 천지의 물이 분화에 의한 충격으로 넘쳐, 큰 홍수가 생길 가능성이 있다고도 전했다. 천지 주변에는 중국으로 향하는 계곡이 있어 북한뿐 아니라 중국의 피해도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천년 넘게 휴화산으로 지내 온 백두산. 하지만 현재 심상치 않은 모습을 보이며 언제든 활동을 재개하려 하고 있다. 준비는 아무리 해도 모자람이 없는 법. 백두산 분화로 인한 피해를 최대한으로 줄일 수 있도록 면밀한 연구와 관찰을 쉬지 않아야 할 것이다. 

SNS 기사보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