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심재민] 인류는 오래 전부터 ‘천문’에 대해 많은 관심을 두었다. 때문이 이를 연구하고 기록하며 눈부신 성과를 이루어 냈다. 그리고 천문에 대한 연구는 여전히 현재 진행형이다. 하지만 오래 전에는 촬영과 저장의 기술이 발전하지 않았기에 지금처럼 그 기록을 보존할 수 없었다. 그렇다면 과연 가장 오래된 천문 기록은 무엇일까?
태양의 개기일식을 담은 최초의 활동사진이 디지털 기술로 복원돼 공개됐다. 31일 영국 왕립천문학회(RAS)에 따르면 이 동영상은 마술사이자 초기 영화제작자인 존 네빌 마스켈라인이 1900년 5월 28일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에서 촬영한 것으로, 동영상이긴 하지만 그야말로 활동사진 수준이다.
마스켈라인은 런던 피커딜리에서 가장 오래된 마술공연 극장인 '이집션홀'을 운영하며 마술쇼를 했으며, 영화제작자까지 맡아 아마추어 천문가 자격으로 RAS 원정대를 따라가 개기일식을 촬영했다. 이번 마스켈라인이 촬영한 개기일식 장면의 디지털 복원은 빅토리아시대 영화 복원사업의 일환으로 진행됐다.
RAS 수장고에 필름 조각으로 보관돼오던 것을 영국영화협회(BFI) 국립기록보관소 전문가들이 일일이 프레임을 맞춰 복원했다. 이 동영상은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천문 관련 필름으로 추정되며, 초기 영화 수준과 빅토리아시대 말기의 개기일식 관측을 동시에 보여주는 자료로 평가되고 있다.
이 자료는 당시 기술 상황으로 보면 놀라울만하다. 첫 대중영화가 나오고 5년밖에 안 된 초창기의 촬영기술로 개기일식 현상을 포착하기가 쉽지 않았으며, 마스켈라인은 카메라와 망원경을 연결하는 특수 어댑터를 제작해 촬영하는 데 성공한 것. 그는 1898년에도 인도까지 방문해 개기일식을 촬영했지만, 귀국길에 필름 통을 도둑맞는 바람에 현재 남아있는 마스켈라인의 작품은 RAS 소장본이 유일하다고 전해진다.
19세기 후반에는 첨단과학 기술과 마술이 절묘하게 공존하던 시기로 마술에 영화적 기법을 활용하려는 시도가 많았으며, 이 때문에 마스켈라인처럼 마술사나 마술쇼 관계자들이 영화제작자가 된 사례가 많았다.
이번 복원에 대해 마이크 크루즈 RAS 회장은 "천문학자들은 새로운 기술을 받아들이는데 항상 열정적이었으며 100년 전 우리의 선배들도 예외는 아니었다"면서 "천문학에서 최대의 장관 중 하나인 개기일식을 잡은 이 영상은 살아있는 빅토리아시대 과학의 매혹적인 장면을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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