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8일 방송된 MBC ‘PD수첩’에서는 정신과 의사 김현철씨를 둘러싼 '그루밍 성폭력' 의혹을 제기했다.

김 씨는 2013년 ‘무한도전’에 출연한 이후 일명 ‘무도 정신과 의사’로 알려지기 시작했다. 이후 그는 각종 메스컴에 섭외되며 활발한 활동을 보였고, 그의 인기와 더불어 그의 병원을 찾는 환자들도 증가했다.

그는 다양한 방면에서 환자들의 신뢰감을 쌓았다. 특히 진료시간이 아닐 때에도 SNS 등을 통해 환자들을 달래는 등 소통했다. 이 때문에 정신과를 찾는 사람들 사이에서 명성이 자자했고 ‘굿닥터’라는 별칭이 생기기도 했다.

하지만 실상 김 씨가 그루밍 성범죄를 했다는 주장이 나와 충격을 주었다. 환자 A씨는 지난 4월 김현철로부터 성적으로 착취당했다고 주장했는데, 김 씨가 정신질환자의 취약한 심리를 파고들어 ‘그루밍(Grooming) 성폭력’을 자행해 왔다는 것.

'그루밍 성범죄'란?
'그루밍 성범죄'란?

그루밍 성폭력이란 가해자가 피해자에게 호감과 신뢰를 얻거나 돈독한 관계를 만들어 심리적으로 지배한 뒤 성폭력을 가하는 것을 뜻한다.

본래 '그루밍(grooming)'은 마부(groom)가 말을 빗질하고 목욕시켜 말끔하게 꾸민다는 데서 유래한 것으로 동물의 털 손질, 몸단장, 차림새라는 뜻을 가진 단어이다. 이것이 가해자가 피해자를 길들여 성범죄를 저지른다는 의미로도 사용되고 있다.

그루밍 성폭력의 가해자는 교사, 학원 선생님, 친척 등 주변사람이 대다수이다. 이들은 피해자를 성적으로 학대하거나 착취하기 전 피해자의 취미, 관심사 등을 파악해 신뢰를 쌓은 뒤 성범죄를 저지른다.  

가해자들은 계획적으로 피해자를 정하고 접근한다. 그리고 서로 공통의 관심사를 나누거나 원하는 것을 들어주면서 신뢰를 쌓아가는데, 이 과정에서 청소년들은 가해자를 조력자, 멘토, 신과 같은 존재로 생각하게 된다.

이 단계에 이르면 가해자는 피해자와 비밀을 만들며 피해자가 자신에게 의존하도록 만든다. 그리고 자연스럽게 성적 관계에 응하도록 길들이고, 만약 피해자가 이를 거부해 벗어나려 한다면 회유하거나 협박하면서 밖으로 이 사실이 알려지는 것을 막는다.

그루밍 성범죄는 표면적으로 피해자가 성관계에 동의한 것처럼 보여 수사나 처벌이 어려운 경우가 많다. 일례로 지난 2013년, 연예기획사 대표가 강요로 여중생과 성관계를 가졌으나 대법원에서 무죄 판결이 난 바 있다. 이는 여중생이 연예기획사 대표에게 ‘사랑한다’와 사랑을 의미하는 이모티콘을 문자로 보낸 것 등의 기록에서 여중생이 자발적 성관계를 가졌다고 인정한 것이다. 

과연 이번 김 씨를 둘러싼 그루닝 성폭력 의혹의 결말이 어떻게 날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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