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르테논 신전 문화유산 ‘엘긴 마블’...그리스-영국 신경전 中 [지식용어]
파르테논 신전 문화유산 ‘엘긴 마블’...그리스-영국 신경전 中 [지식용어]
  • 보도본부 | 심재민 기자
  • 승인 2019.05.21 0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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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선뉴스 심재민 / 디자인 최지민] 오랜 역사의 문화를 다수 간직한 유럽 국가들. 최근 영국과 그리스 사이에서 하나의 문화재를 두고 신경전이 빚어지고 있다.

그리스 대통령이 영국 측에 자국의 대표적 문화유산으로 꼽히는 파르테논 신전의 대리석 조각들을 반환할 것을 재차 요구하고 있는 상황으로, 파블로풀로스 대통령이 언급한 문화재는 파르테논 신전을 장식하고 있던 대리석 부조 조각 '엘긴 마블'을 지칭한다.

엘긴 마블은 파르테논 신전 외벽 상단에 길이 163m로 장식됐던 프리즈(띠 모양의 부조)의 절반 정도에 해당하는 부분이다. 이 엘긴 마블은 그리스가 오스만 제국에 점령됐던 19세기 초, 당시 오스만 제국 주재 영국 외교관이던 엘긴 경에 의해 뜯겨 영국으로 옮겨졌다. 소중한 문화유산을 빼앗긴 그리스는 1832년 오스만 제국 치하에서 독립한 이래 2천50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는 이 문화재의 환수를 추진해왔다.

하지만 영국 정부는 엘긴 경이 이 작품을 오스만제국과 적법한 계약을 맺고 획득한 것이라고 주장하면서 그리스의 반환 요구에 응하지 않아 왔다. 또 영국박물관의 소장품을 영구적으로 반출하는 것을 금지하는 법 조항과 그리스에는 '엘긴 마블'을 보관할 ‘적합한 공간’이 부족하다는 구실도 반환이 어려운 이유로 내세워 왔다.

그러자 엘긴 마블 환수를 포기할 수 없었던 그리스는 영국이 주장하는 ‘적합한 공간’을 마련하기 위해 투자를 감행했다. 그리고 2009년 아테네의 파르테논 신전을 품고 있는 아크로폴리스 언덕 기슭에 새로운 박물관을 개장해, '엘긴 마블'을 포함해 영국박물관에 전시된 그리스 문화재들을 옮겨올 공간을 마련했다.

이를 계기로 그리스는 엘긴 마블과 파르테논 신전 대리석 등 문화재 환수 노력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것. 그리스 당국은 영국에서 파르테논 신전의 대리석 조각 작품들을 돌려받을 경우 이들을 아크로폴리스 박물관에 전시한다는 자세한 구상을 밝힌 바 있다.

특히 파블로풀로스 대통령은 지난 4월 15일 "아크로폴리스 박물관은 (엘긴 마블을 포함한)대리석 작품을 전시할 수 있다"며 "우리는 유일무이한 문화유산을 위해 성스러운 전투를 치르고 있는 것"이라고 강조하며 영국에 확고한 신념을 내비쳤다.

파로코피스 파블로풀로스 대통령은 이날 아크로폴리스 박물관 연설에서 "영국박물관은 '어두침침한 감옥'에서 파르테논 신전의 대리석들을 해방시켜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어 파블로풀로스 대통령은 "영국박물관 관계자들은 이곳에 와서, 빛이 들어 환한 아크로폴리스 박물관과 파르테논 신전의 대리석들이 전리품으로 갇혀 있는 영국박물관의 어두운 감옥을 비교해보라"며 확고한 환수 의지를 영국에 밝혔다.

하지만 영국은 그리스의 반복되는 환수 요청과 확고한 환수 의지에도 여전히 요지부동이다.  그리스 대통령의 발언에도 영국박물관은 즉각적인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는 상황. 엘긴 마블과 그 밖의 파르테논 신전의 유물을 둘러싼 그리스와 영국의 갈등은 과연 어떻게 마무리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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