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m 뒤에 떨어져 음란행위 해도 ‘강제추행’ [시선톡]
1.5m 뒤에 떨어져 음란행위 해도 ‘강제추행’ [시선톡]
  • 보도본부 | 이호 기자
  • 승인 2019.05.16 1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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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선뉴스 이호] 신체 접촉이 없더라도 강제추행이 성립하는 것일까? 

지난해 3월 13일 오후 10시 55분께 A(28) 씨는 춘천시의 한 버스 정류장에서 벤치에 혼자 앉아 있던 여고생 B(17)양에에게 다가가 약 1.5m 의 거리를 두고 자신의 신체 중요부위를 꺼내 음란행위를 하고 흔적까지 남긴 혐의(아동·청소년의 성 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강제추행 등))으로 기소되었다.

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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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씨는 1심에서 징역 2년을 선고 받았으나 15일 서울고법 춘천재판부 형사1부(김복형 부자판사)는 원심을 파기하고 징역 2년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했다. 

다만 40시간의 성폭력 치료 프로그램 강의 수강과 160시간의 사회봉사, 3년간 아동·청소년 관련 기관의 취업 제한 등을 명령한 원심은 그대로 유지했다.

재판부는 "의도적으로 피해자를 향해서 음란행위 등을 한 사실이 인정된다. 직접적인 신체접촉이 없었고, 공개된 장소지만 피해자의 뒤에서 몰래 이뤄진 점으로 볼 때 강제추행을 유죄로 인정한 원심은 적법하다"고 밝혔다. 

그러나 "피고인의 행위는 성적 수치심 내지 혐오감을 불러일으키는 정도로 볼 때 직접 신체적 접촉의 경우와 동등한 정도로 판단한 원심은 타당하다"며 "항소심에서 일부 이유 무죄가 인정된 만큼 이를 고려해 형을 정했다"면서 집행유예를 선고한 이유를 밝혔다. 

강제추행죄는 폭행 또는 협박으로 사람에 대하여 성적 수치심이나 혐오감을 일으키는 신체 접촉 행위를 하는 범죄를 말한다. A 씨는 비록 신체접촉은 없었지만 B 양에게 충분한 성적 수치심과 혐오감을 일으켰기 때문에 1심에서는 이를 인정하여 실형을 내린 것이다. 

A 씨는 죄는 유죄가 되었으나 직접적인 신체접촉이 없었고 몰래 했다는 점 등이 참작이 되어 실형은 면했다. 하지만 죄가 아니라는 것은 아니다. B 양에게 A 씨는 씻을 수 없는 트라우마를 남겼기 때문이다. 

직접적인 추행이 아니더라도 상대방에게 성적 수치심을 일으키면 충분히 추행이 성립될 수 있다. 남에게 피해를 줄 생각을 직, 간접적으로 아예 줄 생각을 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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