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심재민 / 디자인 최지민] 고관절염에 효능이 있다고 알려진 희망의 유전자 치료제 ‘인보사’가 성분과 관련해 소비자의 빈축을 사고 있다. 특히 코오롱생명과학의 미국 자회사 코오롱티슈진이 2년 전에 이미 골관절염 유전자치료제 ‘인보사’ 성분이 뒤바뀐 사실을 알았다는 정황이 나와 논란이 일고 있다.

인보사는 사람 연골세포(HC)가 담긴 ‘1액’과 연골세포 성장인자(TGF-β1)를 도입한 형질전환세포(TC)가 담긴 ‘2액’으로 구성된 골관절염 유전자치료제 주사액이다. 코오롱티슈진이 개발했고 2017년 코오롱생명과학이 식약처로부터 국내 첫 유전자치료제로 허가받았다.

그런데 최근 2액의 형질전환세포 성분이 허가 당시 제출한 자료에 기재된 연골세포가 아닌 신장세포(293유래세포)로 드러나 논란이 일고 있는 것. 특히 신장유래세포는 종양 유발 가능성 등 부작용이 있는 성분이라 소비자의 분노는 더욱 뜨겁다.

이에 대해 소비자단체는 "식약처의 허술한 허가와 관리, 코오롱생명과학의 품목 허가와 다른 의약품 제조·판매는 국민의 건강과 생명을 훼손하는 행위"라며 "국민의 안전과 생명에 직결되는 의약품이 이렇게 허술하게 신고되고 허가되는지, 임상시험부터 판매까지 12년여 동안 아무런 문제없이 무허가 의약품이 환자들에게 판매되고 시술될 수 있는지 놀라움과 참담함을 금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특히 개발사인 코오롱티슈진이 이미 2년 전에 의약품 성분이 뒤바뀐 사실을 알았다는 정황이 나와 논란이 더 커진 상태다. 논란이 커지자 인보사의 개발사 코오롱티슈진은 지난 7일 공식 홈페이지에 입장문을 내고 "모든 의혹이 해소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코오롱티슈진은 입장문에서 "2017년 회사의 위탁생산업체에서 STR(유전학적 계통검사)을 실시해 인보사의 2액이 신장세포라는 결과가 나왔다"며 "이와 관련해선 이번 달에 예정된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실사를 통해 모든 의혹이 해소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논란의 요소는 또 있다. 그동안 코오롱생명과학은 지난 2월에야 인보사 성분이 뒤바뀌었을 가능성을 인지했다고 밝혀왔다. 그러나 자회사인 코오롱티슈진이 지난 3일 공시를 통해 2017년 3월 인보사의 2액이 신장 세포라는 사실을 알고 생산한 적이 있다고 밝힌 것. 코오롱생명과학의 주장과는 정면 배치되는 내용이다.

이에 환경단체와 시민단체의 비난은 거세다. 한국환자단체연합회는 지난 7일 성명을 통해 "코오롱생명과학은 고의적 은폐 의혹을 피할 수 없다"며 "경찰 수사를 통해 허가받지 않은 다른 성분이 들어간 의약품을 제조 판매한 약사법 위반죄, 사기죄, 공문서위조죄 등 혐의를 밝혀야 한다"고 말했다. 또 감사원에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인보사 허가 심의과정에 대한 감사 착수도 촉구했다.

그러면서 환자단체는 "다수의 환자에게 장기간에 걸친 안전 우려가 있는 경우 해당 의료기관이나 제약사, 정부 기관에서 해당 환자에게 신속히 관련 정보를 통지해주는 제도 도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식약처 역시 2017년 3월 코오롱티슈진이 인보사의 성분이 신장세포임을 확인했다는 부분을 매우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 따라서 오는 20일로 예정된 현지실사를 통해 회사 측 주장과 의혹을 철저히 확인할 예정이다. 이때 코오롱티슈진에 대한 현지 실사에 착수해 세포가 바뀌게 된 경위를 조사할 예정이다. 또 환경단체는 고의로 은폐했는지 경찰 수사가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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