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이호, 김아련 / 디자인 이연선] 지구는 매우 커다란 자석이라 할 수 있다. 막대자석에 철가루를 뿌리면 자석의 양쪽 끝에 철가루들이 붙으며 자기장이 생기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는데 지구도 이처럼 비슷한 모양의 자기력선을 갖고 있다. 이처럼 지구의 고유한 자기장을 지구자기장이라고 한다.

동물들은 이런 자기장을 느낄 수 있다. 철새는 자기감각을 이용해 계절에 따라 이동하고 개미도 자기감각을 이용해 위치와 방향을 파악한다. 꿀벌, 파리, 소, 바퀴벌레를 포함한 약 50종의 동물도 자기감각이 있고 이를 생존에 활용한다.

지난 2월 경북대 연구팀의 연구결과에 따르면 인간도 자기감각을 갖고 있어 눈을 통해 지구자기장을 느낀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인간에게 시각·청각·후각·미각·촉각 등의 5가지 감각 외에도 지구자기장을 느끼는 자기감각이 있다는 것이다.

연구팀은 ‘인간은 지구자기장을 느낄 수 있으며 이 감각은 기능적으로 생존과 관련되어 있을 것’이라는 가설을 세우고 4년 동안 이중맹검 실험을 했다.
(*이중맹검 실험 - 실험이 끝날 때까지 실험자와 피험자에게 특정한 정보를 공개하지 않는 실험 방식)

연구팀은 20~33세 남녀 각각 20명을 대상으로 정상적으로 식사를 한 그룹과 18시간 금식을 한 그룹으로 분류했다. 그 후 회전의자에 앉아 지구자기장의 북쪽이 어느 쪽인지를 찾는 실험을 20회씩 실시했다.

피험자들은 양 눈을 감고 귀마개를 착용해 다른 오감으로는 방향을 알 수 없도록 조치했다. 이들은 최대한 자기장을 느끼려고 노력하면서 회전의자에 앉아 북쪽이라고 생각되는 지점에서 멈추도록 했다.

그 결과 정상적으로 식사를 한 그룹은 남녀 상관없이 모두 자기장 북쪽 방향을 찾지 못했고 금식을 한 그룹 중 여자 그룹역시 자기장의 북쪽 방향을 찾지 못했다.

반면 금식을 한 남자 그룹의 경우 초콜릿 과자를 먹인 뒤 혈당이 상승할 때 자기장 북쪽 방향을 잘 찾았다.

하지만 남녀그룹 모두 안대를 쓰고 감은 눈에 들어가는 빛을 완전히 차단하거나 파란색 빛이 제외되는 특수 안경을 썼을 때 자기장의 북쪽 방향을 찾지 못하는 결과를 얻었다.  

즉 금식을 했다가 혈당이 상승된 남자 그룹만이 파란 빛을 이용하여 북쪽을 찾아낸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이 연구를 통해 눈이 자기감각과 관련된 기관일 가능성이 크다는 것을 알아냈다.

특히 눈에 있는 크립토크롬 단백질이 인간 자기감각 수용채로 파란색 빛을 흡수해 복각 나침반을 찾아낼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채권석 교수는 “이 연구를 통해 인간의 자기감각이 존재함과 눈이 자기감각과 관련된 기관일 가능성이 크다는 사실을 규명했다”며 ”향후 심층적인 연구를 통해서 자기감각과 인간 정신활동의 상호작용을 탐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인간에게도 존재한다고 알려지고 있는 자기감각. 과연 이 감각은 인간의 생존에 어떤 영향을 끼쳤을까? 이를 밝혀내기 위한 연구가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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