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조재휘 / 디자인 최지민] 지난해 말부터 올해 초까지 드라마 <신의 퀴즈:리부트>가 방영되었다. 드라마는 법의관 사무소의 엘리트 의사들이 미궁에 빠진 의문의 죽음을 추적하고 희귀병에 얽힌 미스터리를 풀어가는 과정을 그려낸다.

드라마 매회 에피소드에서 중요한 요소가 되는 희귀병을 다루고 있어서 시청자들의 궁금증을 자아내기 충분했으며 9회 방영된 희귀병은 모두에게도 생소한 단어가 등장해 긴장감을 높였다.

9회 한 장면에서는 조깅을 하던 한 남자가 갑자기 쓰러져 사망하게 되고 현장에 도착한 남녀 주인공은 시신의 상태를 보고 깜짝 놀라고 만다. 그 시신은 학계에도 거의 보고된 적이 없는 ‘푸폴러 듀플렉스’ 환자였기 때문이다.

‘푸폴러 듀플렉스’는 한눈에 완전히 분리된 홍채가 두 개 이상 존재하는 희귀질환으로 매우 드문 경우이다. 워낙 희귀한 병이어서 전 세계적으로 연구 자료가 거의 없을 뿐만 아니라 우리나라에서도 보고된 바가 없는 병이다. 그래서 희귀병 중에서도 희귀한 병이라고 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한눈에 홍채가 하나인 사람들과는 다른 모습이기에 고대에는 이런 눈을 ‘악마의 눈’이라고 부르기도 했다.

드라마에서 푸폴러 듀플렉스 환자와 얽힌 간단한 내용을 살펴보면 병의 증상이 외형으로 드러난다는 이유로 세상에서 배척당하고 말았으며 은행 계좌 하나 개설을 못 했고 눈 때문에 완전히 고립된 생활을 이어나간다.

그런데 이 환자의 아픔을 이용하는 사람이 등장한다. 외롭게 살아가는 환자의 아픈 약점을 이용해 육체적 또는 정신적으로 학대를 지속하고 환자는 계속해서 자신의 약점을 이용당하며 결국 씁쓸한 죽음을 맞이하게 된다.

한 드라마의 에피소드일 뿐이지만 시청자들에게 많은 의미를 던져준다. 사실 희귀병 환자들은 희귀병으로 인해 평소 사람들의 시선을 매일 느낀다. 나와는 다른 특이한 존재로 바라보는 시선은 희귀병을 가지고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상처와 아픔으로 다가왔을 것이다.

드라마 속 푸폴러 듀플렉스 환자 역시 다르게 바라보는 시선보다 똑같은 사람으로서 따뜻하게 바라봐주는 시선을 느끼고 싶었을 것이다. 주변에서 따뜻하게 이해만 해줘도 희귀병 환자들에게 큰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오히려 일반 사람들이 푸폴러 듀플렉스 환자를 사회로부터 등지게 해 죽음으로 내몰았던 것은 아닐까? 이렇게 사회에서 고립되어 외로운 삶을 살아간다는 것이 얼마나 무서운 것인지 알려주는 회차였다.

이렇게 푸폴러 듀플렉스뿐만이 아닌 다른 희귀병 환자들 역시 사회의 무관심 속에서 절망적인 삶을 살아가고 있다. 발병 원인은커녕 병명조차 모르거나 치료 약이 있는 경우에도 어마어마한 의료비가 필요해 환자의 가족들까지도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는 상황이기에 정부 차원의 적극적인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희귀병으로 고통받고 있는 이들이 고립된 생활을 벗어날 수 있는 시스템이 하루빨리 마련되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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