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조재휘] 지난 시간에는 배우 이동규의 최근 드라마 복귀부터 선생이자 학생으로의 바쁜 삶을 살고 있는 요즘 근황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어 보았다. 이번 시간에는 배우 이동규의 연기 인생을 돌아보며 앞으로의 활동에 관련된 이야기를 들어보도록 하겠다. 

PART2. 쉽지만은 않았던 20년의 배우 인생

[사진/후이엔이]
[사진/후이엔이]

- 연기를 오래 했는데, 처음 연극 무대에 섰을 때 느낌이 어땠나요?  
제가 고등학교 1학년 때 학교에 극단이 만들어졌었어요. 그래서 그때 대선배님들하고 우연히 예술의전당 무대에 서는 기회가 생겼는데 저는 단역이었죠. 원래는 뒤에서 삽질만 하는 광부였는데 어느 날 연출하시던 선생님이 저한테 대사를 몇 마디 주신 거에요. 제가 처음 대사를 하려고 했던 순간이 아직도 정말 생생합니다. 그때 관객들을 바라보면서 앞으로 제가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그림이 그려지더라고요. 그래서 대사를 해야 하는데 대사 타이밍을 놓쳤던 기억이 아직도 납니다. (하하하) 배우를 하겠다고 시작했다기보다 어떻게 보면 우연히 꿈을 찾은 인생의 소중한 경험이었죠.

- 어느덧 데뷔 20년 차가 되었는데 느낌이 어떤가요?  
저도 20년이 되었다는 것이 전혀 믿기지가 않아요. 진짜 엊그제 같거든요. 제가 나이를 먹었다는 것도 그렇고 데뷔한 지 오래된 것도 그렇고 스스로는 잘 못 느끼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주변의 시각이 많이 바뀐 것이 느껴져요. 예를 들어 호칭 같은 경우인데 갓 데뷔한 신인 막내에서 이제는 웬만하면 감독님들도 저한테 선배님이라고 하니까 그럴 때 세월이 흘렀구나 하고 느끼죠. 그래서 제가 이 연차에 맞는 역할이 또 있겠구나, 더 잘해야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사진/후이엔이]
[사진/후이엔이]

- 연극 무대에 많이 섰는데,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나요?  
다행히도 무대에서 큰 사고를 치거나 큰 실수를 했던 적이 없습니다. 그래서 에피소드가 없나 다시 생각을 해봤는데 큰일은 없었지만 어떻게 보면 연극무대라는 것이 완전 라이브잖아요. 같은 작품이더라도 매일 매일 달라지기 때문에 사실 어떻게 보면 매일이 에피소드에요. 

- 배우라는 직업을 업으로 삼으면서 힘들었던 점은 없었나요?  
음...여러가지 외적 요인들이 있겠지만 중요한 건 저 자신인 것 같아요. 그래서 나 자신에 대해서 혹은 나의 미래에 대해서 믿음이 떨어지거나 부족했을 때 이럴 때 모든 힘듦이 같이 몰려오더라고요. 그리고 배우를 하면서 배우 이전에 나에 대한 확신을 가지고 살아가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취미로 등산도 하면서 나에 대한 생각을 많이 하곤 하는데 자연만큼 큰 힘을 주는 곳이 없더라고요.   

[사진/후이엔이]
[사진/후이엔이]

- 그렇다면 힘들었을 때 연기를 포기하고 싶었던 적은 없었나요?  
사실 포기했었습니다. 아예 그만뒀었습니다. 아 나는 이제 여기까지다 작정하고 마음을 먹었던 적이 있었어요. 배우라는 게 그렇잖아요. 신체가 건강하고 정서만 살아있다면 나이가 50이든 60이든 언제든 다시 할 수 있는 거니까. 그래서 몇 년 동안 완전히 다른 일을 하면서 다른 삶을 살았었습니다. 그래도 1년에 한두 작품씩 우정출연이나 특별출연을 하면서 언젠가는 돌아올 수도 있다는 생각을 가지면서 계속 꿈을 꾸고 있었죠. 그때 친한 어느 감독님도 “그만두고 싶다고 그만둘 수 있는 것이 아닐 거다”라고 말씀해주셨는데 결국 돌아오게 되었습니다.          

- 배우 이동규의 롤모델은 누구인가요?  
정말 닮고 싶은 배우들이 너무 많은데 한명을 꼽자니 고민을 많이 했습니다. 그중에서 <링컨>이라는 작품으로 아카데미 남우주연상을 받았고 아카데미상을 여러 번 받았던 ‘다니엘 데이 루이스’라는 배우가 있는데요. 제가 이 배우를 좋아하는 것이 연기는 물론 세계에서 손꼽을 정도로 잘하는 배우이면서도 자기의 삶! 배우 이외의 다른 꿈들을 놓치지 않고 그것을 이루어 나가는 모습이 너무 멋있더라고요.

[사진/후이엔이]
[사진/후이엔이]

- 악역을 많이 했는데 꼭 해보고 싶은 역할이 있나요?  
아...지금은 잘 모르겠어요. 그런데 제가 어떤 캐릭터를 맡을지는 모르겠지만 나이를 더 많이 먹었을 때 내가 살아온 삶의 무게를 담아서 할 수 있는 그런 역할을 한번 해보고 싶습니다. 앤서니 홉킨스라고 <양들의 침묵>에서 유명한 악역 배우가 있는데 그 배우도 우리나라에서는 악역배우로 많이 알고 있는데 멜로도 많이 한 배우입니다. 그 사람의 작품 중에 <섀도우랜드>라는 작품이 있는데 거기서 보여준 그의 삶의 무게를 담은 연기가 저에게는 최고의 연기 중의 하나였습니다. 그래서 저도 나중에 이동규라는 사람의 삶의 무게를 담아서 연기를 해봐야겠다는 꿈을 꾸고 있습니다.        

- 배우 이동규에게 연기란?  
아...이게 정말 많은 듣는 질문이긴 한데 제일 어려운 질문인 것 같아요. 어렸을 때부터 인터뷰하면서 여기에 대한 대답을 많이 했을 텐데 그때 제가 어떤 대답을 했는지 잘 기억이 나질 않고 지금 생각을 해보니까 저에게는 거울 같은 존재인 것 같아요. 항상 나를 돌아보게 되고 바라보고 발견하게 되고 어떻게 보면 또 하나의 나인 거죠. 나를 보지 않고 나로서 살아가고 있는데 어느 순간 나를 바라봤을 때, 아 내가 이런 모습이구나! 내가 이렇게 살고 있구나! 라고 느끼게 되잖아요. 실제로 존재하지는 않지만, 가상에서 나와 같이 살고 있는 쌍둥이 같은 그런 존재인 것 같습니다.     

[사진/후이엔이]
[사진/후이엔이]

- 마지막으로 시선뉴스 독자들에게 한마디 부탁드리겠습니다.  
영화도 하고 드라마도 하고 연극도 하지만 이런 영화나 드라마만이 우리가 꿈꾸던 환상의 세계가 아닌 것 같습니다. 제가 살고 있는 이동규의 삶도 한 편의 영화더라고요. 그래서 독자분들도 모두 환상의 세계가 아닌 각자의 삶의 영화 같은 삶을 살면서 주인공으로서 멋지게 사시길 바라겠습니다. 

어느덧 데뷔 20년을 맞이하게 되어 영화 같은 삶을 꿈꾸고 있는 배우 이동규. 이미 그의 삶은 한 편의 영화를 만들기에 충분해 보인다. 앞으로는 또 어떤 삶의 무게로 무게감 있는 연기를 보여줄지 배우 이동규의 활발한 활동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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