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우산혁명’ 지도자 16개월 징역형...죄명은 공중방교죄?

'우산 혁명'으로 불리는 2014년 홍콩의 대규모 민주화 시위를 이끈 지도자 9명에게 최대 16개월의 징역형이 선고됐다.

24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웨스트카우룽 법원은 이날 우산 혁명을 주도한 베니 타이(戴耀延·54) 홍콩대 교수와 찬킨만(陳健民·60) 홍콩중문대 교수에게 각각 16개월 징역형을 선고했다.

이날 법원에는 혁명의 상징인 '노란 우산'을 든 시민 100여 명이 몰려와 시위 지도자들을 응원했다. 홍콩 야당과 시민단체들은 법원의 실형 선고에 강력하게 항의했다.

인권 단체 휴먼 라이츠 워치(HRW)의 마야 왕은 "우산 혁명 지도자들은 평화로운 방식으로 홍콩 정부에 민주화 의무를 성실하게 이행하라고 촉구했을 뿐"이라며 "이들에 대해 기소하는 것 자체가 말이 안 된다"고 비판했다.

이들에게는 '공중방교죄'(公衆妨攪罪) 즉 ‘공공소란죄’가 적용됐다. 재판부는 이들이 평범한 시민들의 삶에 큰 불편을 끼쳤으면서도 반성의 기미를 전혀 보이지 않아 엄벌이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2014년 당시 시위대는 우산으로 경찰의 최루액 분사를 막았는데, 이 때문에 '우산 혁명'이라는 명칭이 생겨났다. 당시 79일 동안 홍콩 도심을 점거한 대규모 시위대는 홍콩 행정장관의 완전 직선제 등을 요구했다.

한편, 최근 수년 새 중국 중앙정부가 홍콩에 대한 통제와 속박의 끈을 죄면서 홍콩에서는 '홍콩 독립'을 주장하는 야당이 강제 해산되거나, 야당 후보의 입법회 피선거권이 박탈당하는 일이 잇따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