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조재휘] 암세포만 파괴해 꿈의 암 치료기로 알려진 의료용 중입자가속기 사업이 중단됐다가 다시 본격적으로 추진된다고 알려졌다. 부산시와 기장군은 지난달 29일 서울대병원이 호암교수회관에서 이사회를 열고 중입자가속기 유치사업 안건을 통과시켰다고 밝혔다.

2010년 시작된 이 사업은 국비, 지방비 등 1,950억 원을 투입해 2017년부터 가동한다는 계획이었으나 사업 주관 기관인 한국원자력의학원이 연구과제로 설정한 중입자가속기 기종을 변경하고 연구 분담금을 마련하지 못하면서 장기간 표류해 왔다. 이런 자금 부족의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의료용 중입자가속기란 무엇일까?

1천억 투입 중입자가속기 치료센터 (연합뉴스 제공)
1천억 투입 중입자가속기 치료센터 (연합뉴스 제공)

‘의료용 중입자가속기’는 탄소 등 무거운 원소의 원자를 빛의 속도에 가깝게 가속한 뒤 그 빔을 암세포에 쪼이는 장치로써 엑스레이 혹은 양성자보다 암세포를 효과적으로 파괴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암을 치료하는 최첨단 의료기기로 알려진 의료용 중입자가속기의 원리는 이렇다. 탄소를 수천도로 가열해 음이온을 분리하고 나면 탄소 이온이 생겨나고 이렇게 생겨난 탄소 이온을 빛의 속도로 가속하면 초당 10억개의 탄소 입자 에너지가 발생하게 된다.

이때 발생된 에너지를 신체에 투과하면 탄소가 암세포에 닿게 되면서 방사선 에너지를 방출하게 되고 방출된 방사능 에너지가 암세포의 DNA를 끊어내면서 암세포가 퍼져나가는 것을 막게 되는 것이다. 

중입자가속기는 기존 방사선 치료에 사용되던 감마선이나 X선과는 다르게 정상 세포를 손상시키지 않는다는 장점이 있다. X선은 피부를 투과하고 체내로 들어갈수록 세포 살상 능력이 떨어지지만, 중입자선은 체내 25cm까지만 투과되고 정확히 종양만을 제거하기에 효과와 정밀도 면에서도 감마선이나 X선보다 우수한 편이다.

뇌와 같이 수술로 치료하기 힘든 부위나 방사선 집중도를 높이기 힘든 부위에 효과적으로 적용할 수 있으며 치료 시간마저 짧아 현존하는 세계 최고의 암 치료법이라 불리고 있다.

하지만 중입자가속기를 모든 암에 적용할 수 있지는 않다고 한다. 기존 방사선 치료 경험이 없고 종양의 최대 지름이 15cm를 넘지 않으며, 광범위한 전이가 없을 경우 등의 제한을 두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기기 한 대당 1,000억원이 넘는 가격 때문에 전 세계적으로도 몇 대만 가동되고 있으며 암 환자에게도 비용 문제가 따르게 된다. 그리고 환자의 의지와 상관없이 움직이는 장기인 위, 대장 소장암 등은 중입자 치료로 해결하기 어렵다고 한다.

정상 부위에 중입자를 쏘게 되면 정상 세포에 손상을 입히지 않는다고 해도 조직 파괴나 2차 암 유발로 이어질 수 있는 위험이 있기 때문이다. 

자금 부족으로 사업이 중단되었던 중입자가속기 사업. 사업의 빠른 추진으로, 치료를 받기 위해 외국으로 원정 치료를 받아야 하는 상황이 줄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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