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박진아 / 디자인 김미양] 지난 10일 최초로 블랙홀의 존재가 사진을 통해 입증 됐다.그러나 그 이름을 어떻게 정해야 할지는 아직도 미지수. 하와이권에서 '포베히(Powehi)'라는 토착어를 제시하며 신속히 움직이고 있지만, 그대로 정해질지는 아직 불투명하다.

즉 포베히는 지난 10일 최초로 사진을 통해 입증된 블랙홀의 예정 이름 중 하나다.

15일 AP통신을 비롯한 외신과 과학전문 매체 등에 따르면 약 5천300만 광년 떨어진 '메시에87(M87)' 은하 중앙에서 처음으로 직접 관측된 초질량 블랙홀은 세계를 깜짝 놀라게 했지만 공식 이름이 정해지지 않았다고 전했다.

이번 연구에 참여한 천문학자들은 은하 이름 'M87'에 블랙홀을 뜻하는 '*'를 붙이곤 하지만 보통은 *를 생략하고 M87로 부른다.

이름이 쉽게 정해지지 않는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다. 국제천문연맹(IAU)이 산하에 분야별 위원회를 두고 별이나 태양계 안의 천체 이름을 결정해 왔지만 블랙홀이나 은하, 성운 등의 이름을 지어본 적은 없다.

당연히 블랙홀 관련 위원회는 물론 블랙홀 이름을 결정할 권한을 가졌는지도 아무것도 정해진 것이 없는 상황이다.

우리 은하의 이름으로 통용되는 '은하수(Milky Way)'도 1919년에 출범한 IAU가 공식적으로 결정한 것은 아니며 그 이전부터 써오던 것을 그대로 이어받은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하와이가 선점 효과를 노리고 남다른 공을 들여왔다.

하와이대학 힐로캠퍼스의 하와이어 교수인 래리 기무라 박사는 블랙홀 사진이 공개되기 2주 전인 지난달 말에 이미 사진을 받아보고 '포베히'라는 단어를 제시했다고 한다. 포베히는 하와이 고대 건국신화에 나오는 단어로 '아름답게 치장된 깊이를 알 수 없는 어둠의 창조물(adorned fathomless dark creation)'이라는 뜻을 갖고있다.

지난 2017년 태양계에서 처음 관측된 외계 천체로 관심을 끌었던 '오무아무아(Oumuamua)'도'정찰병'을 뜻하는 하와이 고어로, 기무라 교수가 작명에 도움을 준 것으로 알려졌다.

하와이 당국은 블랙홀 사진이 공표된 지난 10일을 '포베히의 날'로 선포하는 등 전폭적인 지원을 하고 있는 상황. 하와이가 작명에 심혈을 기울이는 가장 큰 이유는 사멸 위기에 있는 하와이 토착어 보존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 것이라는 기대에서다.

한편 블랙홀 이름 결정이 IAU에 정식 안건으로 제출되려면 EHT 프로젝트에 참여한 200여명의 과학자와 13개 연구비 지원 기관이 동의해야만 가능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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