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심재민, 김아련] 지난 시간에는 방송인 래피의 음악 이야기에 대해 들어보았다. 그는 작년 12월 <세상은 됐고 나를 바꾼다>는 책을 출간해 많은 사람들에게 깨달음의 메시지를 주고 있다. 이번 시간에는 DJ와 작가로서의 래피, 그리고 앞으로의 계획에 대한 이야기를 자세히 들여다보자.

[사진/방송인 래피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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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RT2. 래피의 삶의 방향

- 주말 sbs 라디오 진행을 맡고 있는데 DJ 활동은 어떤가요?

매주 토요일과 일요일 오후 2시부터 4시까지 SBS 러브 FM(103.5 MHz) 생방송 《DJ 래피의 드라이브 뮤직》을 진행하고 있는데요. 2018년 9월부터 시작했는데 많은 분들이 지지해주는 프로그램으로 사랑받고 있습니다. 주말에 생방송을 하는 DJ가 드물기 때문에 그렇기도 하고요, 주 포맷은 논스톱 리믹스 음악으로 신나는 분위기를 연출하는 건데 제 주특기다 보니 많은 분들이 즐겨주시고 응원의 문자도 보내주십니다. 특히 제 목소리를 많이들 좋아해 주십니다. 들뜨지 않고 차분하면서도 래피 만의 독특한 매력이 있다고 말씀을 해주시네요.

- 도전해보고 싶은 또 다른 분야가 있나요?

2018년에는 책을 3권 출간했습니다. 제 닉네임이 몇 개 있는데 대표적인 것이 '글 쓰는 DJ'와 '활자 중독자'입니다. 같은 맥락으로 '책 쓰는 DJ'로서의 이미지를 굳혀가고 싶어요. 올해도 나올 책들이 몇 권 있습니다. 현재 출판사에서 퇴고 중이고요. 책을 쓰고 나면 항상 강연 요청이 많이 들어옵니다. 그런데 제가 하나 느낀 게 있어요. 많은 사람들이 강연과 교육을 착각하세요. 강연은 가르치는 게 아닙니다. 저는 제 이야기를 통해 사람을 살리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말이 사람을 살릴 수 있습니다.

[사진/방송인 래피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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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케줄이 없을 때는 무엇을 하며 시간을 보내나요?

음악을 듣거나 만드는 시간 외에는 오롯이 책 읽고 책 쓰는 데만 몰입합니다. 저는 책을 읽기 위해 TV를 없애버렸어요. 책을 읽기 위해 주로 전철을 이용하고, 어쩔 수 없이 운전을 해야 할 때는 차에서 오디오 북을 듣습니다. 만약 책 읽기 대회가 있다면 잠도 안 자고 24시간 내내 책을 볼 수도 있어요.

- 지난해에 <세상은 됐고 나를 바꾼다>는 책을 냈는데 소개 부탁드립니다.

이 책을 쓰며 만든 법칙이 하나 있습니다. 바로 《구나 구나 법칙》인데요, 일이 성사되지 않을 때 ‘아, 그렇게 됐구나’, ‘아, 이번 일은 잘 안 되는구나’ 하며 인정하고, 일이 잘 될 때는 ‘오케이, 이번에는 아주 잘 되는구나’ 하고 안도하고, 어떤 사람이 나하고 스타일이 맞지 않으면 ‘아, 저 사람은 저런 성격이구나’ 하고 흘려보내는 생각 방식을 말합니다. 어떻게 되든 상관없다거나 아무렇게나 되라는 식의 무책임한 방관이 아닙니다. 《구나 구나 법칙》은 나를 아끼고 상대방을 존중하고 삶의 기본값에 순응하는 태도를 말하죠.

세상일도, 사람도 내 마음대로 잘되지 않습니다. 그러니 ‘이러면 이런 대로, 그러면 그런대로’, ‘오면 오는 대로, 가면 가는 대로’ 그대로 받아들이면 편합니다. 내 맘같이 안 되는 험한 인생길에서 충격과 덜컹거림을 흡수하는 법을 배운다면 삶이 좀 더 홀가분하고 여유로워집니다. 삶이란 알 수 없어서 설레고, 내 맘대로 안 되어서 재미있는 것입니다. 앞으로도 삶이 벽처럼 앞을 가로막는 순간을 마주하겠지만, 포기하거나 주저앉을 필요는 없습니다. 이 책은 그 벽에 가느다란 변화의 틈을 낼 수 있도록 돕기 위해 썼습니다.

[사진/방송인 래피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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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을 쓰게 된 계기 무엇인가요?

세상 모든 일은 한 사람에게만, 또는 하나에게 몰아주지 않습니다. 될 때도 있고, 안 될 때도 있는 거지요. 세상은 됐고 나를 바꾸는 게 답입니다. 부모, 자식, 배우자, 친구, 동료, 선후배 등을 바꾸려고 해보십시오. 타인을 바꾸기는 정말 쉽지 않습니다. 바꿔서도 안 되고요. 남을 바꾸면 새 세상이 열릴 거 같지요? 똑같습니다. 나를 바꾸지 않는 한은 똑같은 패턴이 돌아오는 거죠. 나를 바꾸면 남도 바뀌고 내가 먼저 바뀌어야 세상이 바뀐다는 뜻으로 책을 쓰게 되었습니다.

- 지난달에만 무려 78권의 책을 읽었다고 들었는데, 책을 많이 읽는 이유가 있나요?

TV, 스마트폰은 사람의 정신을 집중시키지만 그 효과는 부정적으로 나타나는데 바로 자기 상실이죠. 반면 책은 자기 발견을 불러옵니다. 연예인의 사소한 신변잡기에 저의 소중한 시간을 가두는 걸 원치 않습니다. 독서는 나와 정면으로 만나는 시간을 만들어줍니다. 분야를 막론하고 고전 반열에 오른 책은 우리에게 깊이 있는 생각을 유도하는 매력을 가지고 있으니까요.

[사진/ 방송인 래피제공]
[사진/ 방송인 래피제공]

- 어떤 아티스트로 남고 싶나요?

저는 홍시 같은 사람이 되고 싶어요. 땡감이 홍시가 되려면 기다림이 필요합니다. 언제쯤 말랑해질까, 손가락으로 눌러보면서 때를 기다려야 하죠. 사람도 성숙하기 전에는 딱딱하고, 대하기 힘듭니다. 귀가 막혀 있어 들으려 하지 않고 먼저 자기 말만 하려고 달려들죠. 그것도 부드러운 말이 아니라 가시가 돋친 말이죠. 반면에 성숙된 사람은 홍시처럼 부드럽습니다. 저는 잘 듣는 아티스트, 겸손한 아티스트가 되고 싶습니다. 저는 그 누구로부터 어떤 말을 들어도 받아들일 준비가 항상 되어 있으니까요.

- 2019년 올해의 목표는 무엇인가요?

우선 준비 중인 새 책 출간을 앞두고 있고요, 주말엔 SBS 라디오에 집중하는 대신에 평일에는 각 부대를 찾아다니며 독서왕을 뽑는 독서 예능 《군인들은 무슨 책 읽어》 로 많은 부대를 방문할 것 같습니다. 또 어린이 뮤지컬 학원과 롯데마트 문화센터에 최초로 랩 수업을 개설하게 되었는데요, 개인적으로 기대를 많이 하고 있습니다.

[사진/ 방송인 래피제공]
[사진/ 방송인 래피제공]

- 마지막으로 한 마디 부탁드립니다.

여러분 모두는 이미 존재하는 자체로 별, 스타입니다. 별이 없었다면 어떤 생명체도 이 우주 안에 존재하지 못했죠. 실제로 우리 몸을 구성하는 원소들은 수소, 산소, 탄소, 질소가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별은 살아 있는 모든 것들의 어버이고 지금 말하자면 우리는 '메이드 인 스타'인 셈입니다. 어떤 상황에도 기죽지 마시고, 나만의 속도와 나만의 방향으로 씩씩하게 정진해 나가시기를 응원합니다.

지금까지 래피와 다양한 이야기를 나누어보았다. 그와 인터뷰를 하면서 그만의 확고한 인생 철학을 느낄 수 있었으며 책에 대한 무궁한 사랑도 엿볼 수 있었다. 앞으로 ‘책을 쓰는 DJ’로 자신만의 색깔을 보여줄 것이 기대되는 래피의 활약상이 더욱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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