래퍼 마이크로닷과 산체스의 부모가 체포된 가운데, 과거 결국 피해자들과 합의를 시도한 사연이 조명되고 있다.

앞서 지난 2월 14일 제천경찰서에 따르면 마이크로닷의 부모가 지난해 12월 선임한 변호인은 최근 일부 사기 피해자들에게서 받은 합의서를 경찰에 제출한 것으로 알려진 바 있다.

신 씨 부부는 1997년 충북 제천의 한 마을에서 젖소 농장을 운영하며 지인들을 보증인으로 세우거나 곗돈을 편취하는 방식으로 부당이득을 취한 뒤 1998년 5월 돌연 잠적해 뉴질랜드로 출국한 혐의를 받고 있다. 

충북 제천경찰서에 마이크로닷 부모로부터 경제적인 피해를 입었다고 신고한 사람은 총 14명이고, 피해 규모는 20여 년 전 원금 기준으로 6억원 가량으로 확인됐다. 마이크로닷의 부모는 사기혐의로 현재 인터폴에 적색 수배된 상태다.

경찰 관계자는 "마이크로닷의 부모인 신 씨를 고소했던 일부 피해자의 합의서가 들어오기는 했지만 신 씨 부부가 언제 귀국해 경찰에 출석할지에 관한 통보는 없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또 경찰은 "지난 13일 신 씨는 도용한 전화번호를 통해 피해자들과 합의에 나섰다"며 "아이들은 죄가 없지 않냐. 합의하자"고 제안했다고 밝혀 누리꾼들의 다양한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이후 '본격연예 한밤' 마이크로닷-산체스 형제의 부모가 일부 피해자들에게 조만간 한국에 들어와 조사를 받겠다고 약속한 것으로 알려 이목을 모은 바 있다.

당시 방송에서 이들과 합의한 한 피해자는 "지난달 9일 마이크로닷 아버지가 전화해 4시간 동안 통화했다"면서 "21년 만에 목소리를 들으니까 멍했다"고 말했다.

그는 또 "마이크로닷 아버지는 자신이 앞길을 막은 아이들(마이크로닷, 산체스)을 보면 죽고 싶다는 말을 했다"면서 "저도 만약 내 자식이 나의 잘못으로 인해 가진 모든 것을 버려야 한다면 그건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합의 배경을 설명했다.

이 피해자는 "난 당신은 용서할 수 없지만 마이크로닷을 봐서 합의해주겠다"며 피해액 5000여만 원보다 더 적은 금액에 합의해줬다고 밝혔다.

그는 "마이크로닷 부모가 곧 한국에 들어온다고 했다"면서 "가까운 시일에 경찰서에 가서 혐의를 조사받고 법적인 책임을 지겠다고 약속했다"고 전했다.

합의하지 않은 다른 피해자도 '한밤' 인터뷰에 응했다. 이 피해자는 "(마이크로닷 부모가) 원금 합의밖에 해줄 수 없는 상황이라기에 입장 바꿔서 (당신이라면) 20년이 지난 뒤에 원금으로 합의해주겠냐고 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필요 없으니 죗값 치르라 했다"면서 "내 자식이 부모 잘못 만났듯이 거기도 마찬가지"라며 자식을 앞세워 합의를 호소한 마이크로닷 부모에게 분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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