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조재휘 / 디자인 이연선] 자식에 대한 엄마의 사랑은 본능적이고 무조건적인 성격을 지닌다. 그 사랑은 순수하고 희생적이며 위대한 사랑이라고 표현하기도 한다. 갓난아기들은 밤낮없이 울어대지만, 소리에 먼저 반응하는 건 아빠보다는 엄마다. 과연 엄마들이 아기 울음소리에 더 민감하게 반응하는 특별한 이유가 있을까?

여성이 임신을 하게 되면 난소와 태반에서 여성호르몬인 에스트로겐과 프로게스테론 분비가 크게 늘어난다. 1984년 로버트 브리지스는 동물실험에서 임신 후반기에 두 호르몬의 분비가 많아야 나중에 모성행동이 나타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그리고 실제로 출산한 여성에게서 분비되는 호르몬 때문이라는 연구 결과도 있다. 미국 뉴욕대 로버트 프룀케 교수는 출산한 여성의 몸에서 활발하게 분비되는 ‘옥시토신’이 아기 울음소리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옥시토신은 사람 사이의 사회적 교감이나 사랑, 모성 본능 등을 자극하는 신경 호르몬으로 ‘모성 호르몬’ 또는 ‘포옹 호르몬’ 등으로 불린다. 물론 남성에게도 분비되지만, 여성의 출산 이후 분비량이 늘어난다.

그리고 학술지 ‘네이처’에는 옥시토신이 좌뇌의 청각피질을 자극해 새끼가 내는 울음소리에 민감하게 반응하게 만든다는 동물실험(생쥐) 결과가 실렸다. 또한 젖이 나오게 하는 호르몬인 ‘프로락틴’ 역시 모성행동을 자극한다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뇌에서 분비하는 몇몇 화합물도 모성행동을 유도한다는 사실이 발견되기도 했다. 예를 들어 우리 몸이 만들어내는 모르핀인 엔도르핀은 아이를 낳기 직전 많이 만들어지는데 먼저 출산의 고통을 덜어주지만 모성 행동을 일으키는 데도 관여하는 것이다.

또 유명한 모성 실험 중 하나가 벗어놓은 아이들의 옷 냄새를 맡고 부모가 자기 아이의 옷을 찾아내는 실험이다. 아빠들은 자녀의 옷을 잘 구별하지 못했지만 엄마는 대부분 자기 아이의 냄새를 식별할 수 있었다.

이에 대해 캐나다 캘거리대 사무엘 바이스 교수팀은 지난 2003년 과학저널 ‘사이언스’에 발표한 논문에서 생쥐가 임신을 하면 전뇌 뇌실하영역에서 신경세포가 새로 만들어진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연구자들은 어미가 새끼 냄새를 구분할 수 있는데 이 신경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추정했으며 새로운 신경 생성은 사람 뇌에서도 관찰되는 현상이므로 비슷한 현상이 산모에게도 일어나 나중에 자녀의 냄새를 구분할 수 있게 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호르몬들이 모성 본능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확실한 것 같다. 하지만 한없는 엄마의 사랑을 호르몬으로 다 설명하라고 한다면 불가능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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