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이호] 26일 부산 강서경찰서는 전자금융거래법 위반과 사기 혐의로 A(21)씨 등 4명을 구속하고 나머지 일당 1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지난달 부산과 대구 등지에서 체크카드 15장을 수거해 보이스피싱 조직에게 전달하려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번 보이스피싱 조직 검거에는 강서경찰서 이상민 팀장의 ‘위장취업’작전이 주효했다. 이 팀장은 보이스피싱 조직을 검거하기 위해 구인 구직 사이트를 뒤져 보이스피싱 조직원을 모집하는 글로 의심되는 게시물 10여개를 발견하여 직접 지원하였고 신분확인과 간단한 면접을 본 후 2곳에 채용이 되었다. 

연합뉴스tv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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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접을 통과하자 중국판 메신저 '위쳇'으로 카드를 받아 지정된 장소로 가져다주라는 연락이 왔다. 또한 경차레 적발됐을 때에는 퀵 기사라고 무조건 잡아떼라는 등의 행동강령도 전달하였다. 

이 팀장은 조직에게서 부산, 대구 등지에서 대포 체크카드 15장을 받아 보이스피싱 조직에 전달하라는 명령을 받았다. 이 체크카드는 카드를 빌려주는 조건으로 신용을 회복시켜준다는 말에 속은 사람들의 것이었다. 

이 팀장은 체크카드를 모아 조직의 지시대로 대전에 카드를 받으러 온 A(21) 씨 등 2명을 만났고 체크카드를 전달하는 순간 검거했다. 그리고 이들을 이용하여 다른 3명을 더 유인하여 검거에 성공했다. 

이들은 모두 보이스피싱 범죄에 사용되는 카드를 모집해 중국에 있는 총책에게 전달하는 수거책임자였다. 이들은 카드에 보이스피싱 피해 금액이 들어오면 일정 수수료를 챙긴 후 조직 윗선이 지정해주는 중국 가상 계좌로 입금하는 역할을 했다. 

이에 경찰은 A씨 등 4명을 전자금융거래법 위반 혐의로 구속하고 1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강서 경찰서 지능팀의 지능적인 검거 작전이었다. 

이상민 강서경찰서 지능팀장은 "구직난이 심각한지 면접을 보고 (보이스피싱 조직에) 합격하는 것도 힘들었다. 구인광고에 속아 카드를 빌려주거나 전달해주는 역할만 해도 처벌을 받을 수 있다"고 전했다. 

수거책임자들은 검거했지만 아직 그 윗선인 총책 등은 검거하기가 힘들다. 이들의 검거가 가능해야 보이스피싱의 뿌리가 조금이라도 갉히기 때문에 총책을 검거하기 위한 연구도 매우 필요하다. 하지만 이번 작전의 성공은 그 가능성에 한 발 다가가는 느낌을 주지 않는가. 이런 창의적인 작전과 실행력, 그리고 검거에 대한 열정은 언젠가 보이스피싱 조직을 일망타진할 수 있을 것이라는 믿음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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