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심재민 / 디자인 최지민] 이미 도래한 대한민국의 저출산/고령화 현상. 실제 지난해 우리나라 여성 1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평균 출생아 수가 사상 처음 1명 아래(0.98명)로 떨어졌고, 반대로 사망자 수는 29만 8천900명으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그렇게 우리나라 인구는 1970년 통계작성 이후 가장 적은 2만 8천 명 증가하는 데 그치면서, 심각한 인구절벽 현상이 예견되고 있다.

이처럼 더 이상 ‘만약’이 아닌 현실이 되어버린 우리나라의 저출산/고령화. 이제는 이에 대한 대책을 수립하는 것뿐만 아니라, 당장 실현할 수 있는 안들을 각 계가 조속히 내놓아야 하는 실정이다. 그 일환으로 일본의 ‘미마모리’ 산업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미마모리 산업이란, 저출산/고령화 현상으로 인해 야기되는 문제들을 보완하고 해결하기 위해 고안되는 산업을 말한다. 미마모리 산업은 우리보다 일찍 저출산/고령화 사회에 진입한 일본에서 먼저 개념이 생겨났다. 미마모리(見守り)란, ‘지킴이’를 뜻하는 일본어로 저출산/고령화 시대 각별히 보호해야 할 어린이와 노년층을 지켜야 한다는 뜻 이외에, 인구절벽에 직면한 상황으로부터 국가의 존립을 ‘지켜내야’ 한다는 의미로도 풀이된다.

미마모리 산업은 대표적으로 노인과 어린이를 보호하기 위한 상품이나 서비스가 포함되는데, 저출산/고령화 사회에서는 이런 것들이 잘 뒷받침되어야 출산을 장려할 수 있고 국민의 대다수인 노인들의 불안감이 상쇄할 수 있다. 초기 미마모리 산업은 보험이나 어린이와 노인층 전용의 통신장비 등 수준이었다면, 현재 4차 산업이 발달하면서 점차 인공지능화되고 있고 사물인터넷을 통해 광범위해지고 있다.

미마모리 산업의 예는 이 개념이 일찍 도입되어 발전하고 있는 일본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참고로 일본은 우리의 베이비붐 세대(1955년~1963년)라 할 수 있는 단카이 세대(1947년~1949년, 680만 명)가 75세가 되는 2025년이면 일본의 65세 이상 인구 비율은 25%에서 30%로 오를 것으로 보인다. 그래서 이미 인구절벽의 위기는 시작되어 2025년까지 초고령화 사회에 대응해야 할 급한 상황에 놓였다.

일본의 대표적 미마모리 산업은 시급한 노인층의 ‘고독사’ ‘치매’에 대한 해결 방법이 담긴 제품들이다. 코끼리 밥솥으로 유명한 회사 조지루시의 아이폿(I-PoT)이 초창기 미마모리 산업의 대표격으로 꼽힌다. 이 제품은 무선통신기가 내장된 전기포트로, 매일 차를 마시는 일본인들의 보편적인 습관에서 착안해 아이폿을 사용하면 사용 기록이 가족들의 이메일로 전송된다. 만약 사용 기록이 멈추면 가족들은 바로 알아차리고 조치를 취할 수 있는데, 출시 20년이 다 되어 가지만 여전히 수요가 높다.

최근에는 곳곳의 와이파이, 이통사의 전파, 모바일 헬스 기술 등을 이용한 치매노인들의 부착 장치 또한 각광받고 있다. 과거 전화번호가 쓰인 목걸이를 차듯 치매노인이 이 장치를 상시 부착하고 있으면 외출 시 보호자가 수시로 위치를 확인할 수 있고, 갑자기 쓰러지거나 혈압이 높아지는 등 건강에 변화가 생기면 이 역시 감지해 등록해둔 병원으로 바로 응급신호가 가는 등의 방식으로 구현되고 있다.

저출산/고령화로 인한 인구절벽의 위기. 한 국가 그리고 지구촌이 형성되기 위해서 인류는 존재는 반드시 필요하다. 하지만 우리는 사회가 급격히 변하며 출생은 줄고, 반대로 사망은 그대로 유지되거나 증가하면서 인구가 줄어들 수밖에 없는 상황에 직면하고 있다. 특히 한국은 그 속도가 빠른 편이라 이제 더 이상 이에 대한 대책이 차일피일 미뤄질 수 없는 상황인 것이다. 미마모리 산업에 대한 연구, 그리고 이를 토대로 한 더 근본적 대책 마련이 하루빨리 마련되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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