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김민정] 바야흐로 대학생 수난시대다. 치솟은 등록금은 내려갈 줄을 모르고 회사는 더 나은 스펙을 내놓으라며 아우성이다.

대학생들을 괴롭히는 것은 등록금과 스펙 뿐 만이 아니다. 계속 오르기만 하는 물가 때문에 생활비를 감당하기 힘든 학생들이 날이 갈수록 늘고 있다. 특히 지방 출신의 학생들에게 주거비는 감당하기 힘든 무게로 다가온다.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에 따르면 상경한 대학생들이 지출하는 월평균 주거비는 28만 6000원으로 이는 월평균 총 소비지출 금액의 35.3%를 차지한다고 한다. 더욱 놀라운 점은 상경한 대학생들 중 28.1%만이 기숙사에 산다는 사실이다.

이런 상황에서 연세대·이화여대 등의 대학에서 기숙사 신축 공사를 진행한다는 소식은 주거비 때문에 고민하고 힘들어하는 학생들에게 큰 힘이 된다.

▲ 출처 - pixabay (위사진은 해당 기사와 관련이 없음)

그런데 이러한 기숙사 신축 소식에 반기를 들고 거리로 뛰쳐나온 사람들도 있어 많은 사람들의 이목이 집중 됐다. 바로 신촌 대학가 일대에서 임대업과 하숙업을 하는 사람들이다. 이들은 지난 6일 연세대 정문 앞에서 대학 기숙사 신축을 반대하는 시위를 벌였다.

이들은 “한 번에 수천 명 씩 들어가는 기숙사가 세워지면 임대업으로 생계를 유지해온 주민들이 살아갈 길이 막막하다”고 하소연 했다. 또 “신축을 아예 하지 말라는 게 아니라 우리에게 대비할 시간을 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학생들은 “자신들의 이익만 생각하는 이기주의의 전형”이라 비판하며 “상경한 학생들의 주거권을 위해 기숙사 건립은 반드시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양 측의 주장 모두 일리가 있지만, 학생들의 주장에 조금 더 마음이 가는 이유는 그들이 학생이라는 약자의 위치에 있기 때문만은 아니다.

연세대의 경우 1학년이 국제캠퍼스로 가게 되면서 원룸의 수요가 줄었음에도 불구하고 월세 가격은 내려가지 않았다.

또한 대학가 주변은 학생들의 안전을 고려하지 않은 불법 개조 건축물들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 방 하나를 작은 방으로 나눠 임대료를 더 받는 일명 ‘방 쪼개기’ 수법으로 다닥다닥 붙은 방들은 방음 시설의 미흡함은 물론, 소방시설 조차 제대로 갖춰지지 않아 자칫하면 큰 인명피해를 불러 올 수도 있다.

이제 임대업자들은 기숙사 건립을 반대하기에 앞서 자신들이 임대수익을 최대한으로 끌어올리는 것에만 급급하지는 않았는지 고민하는 시간을 가져야 한다. 학생과 입대업자가 공생할 수 있는 방향에 대한 논의는 그 후에 이루어지는 것이 더 적절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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